현대 정치의 겉과 속 - 한국 정치는 왜 늘 복마전인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강준만의 글은 쉽다. 거대 담론을 다루든 개별 현상을 다루든 그의 글엔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이번 책은 조금 어렵다.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끌어온 글이 많고 끌어 온 글 중 번역투의 글이 많아 쉬이 읽히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가치가 훼손 되는 것은 아니다.  

 강준만의 통찰력은 빛난다. 워낙 많은 책을 내신 분이라 동어 반복되는 부분도 많지만 슬쩍 넘어가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야기가 많이 부딪히고 주장은 다소 뭉그러져 있지만 저널리즘적 글쓰기를 보는 듯하여 나쁘지 않다. 한국이란 나라가 뭔가 잘못 되었는데 왜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이 책을 보면 되겠다. 팩트나 인용구만 나열해도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펼칠 수 있는 그의 지독한 책읽기가 부럽다. 밑바닥 부터 두루 살핀 후 사건의 본질을 풀이해 주는 선생님 같은 자상함도 보인다. 

 다만 명료하지 않다. 너무 조심스럽다. 양시론이나 양비론에 넘어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가슴에 와 닿는 문장하나 보이지 않는다. 보편타당과 공평무사함에 너무 매몰되진 않았나 한다. 조금 더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 지식인들의 지식인이란 그의 사회적 지위는 그만한 오만을 떨어도 될 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진지한 그의 글쓰기는 아름답진 않지만 참되고 성실하다. 그래서 난 강준만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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