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 2009년 제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연수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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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불현 듯 산책을 하고 싶어졌다. 나 또한 김연수 소설의 ‘그’처럼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어느새 코끼리가 다가온다. 누군가 바쁘다 하면 어찌할까 하는 소심함이 코끼리처럼 내 마음을 누른다. 그리고선 서평을 쓴다.

   김연수의 소설은 다소 난해하다. 평론가의 글을 읽고 한 번 더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선 내 마음에 숨어있는 코끼리를 발견한다. 언젠가부터 가슴을 짓누르던 무게감을 동물로 희화화 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라는 책이 떠오른다. 소설가 김연수는 이 책의 제목에서 소설 속 코끼리를 무형의 고통으로 표현했는지 모른다. 

 이 소설 외에 다른 글도 나쁘지 않다. 공선옥의 단편이 특히 좋다. 어물어물 설탕물 들이키듯 쉬이 목구멍에 넘어간다. 박민규의 글은 번잡하다. 이게 그의 매력일 테다. 재기발랄함이 좋다. 글이 말을 대신할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말은 사치다. 조금 더 아팠으면 좋겠다. 언젠간 목적 없이 써내려 간 글이 정교해질 때가 있을 테다. 소설을 읽으며 그런 경지를 바라마지 않는다. 날이 스나브로 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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