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속살을 드러내며 살고 싶었기에 마음을 다 풀어헤치며 못가진자(프롤레타리아) 마냥 살아 왔건만 이젠 정녕 못가진자가 되려 한다. 참 많이 참았던 시절, 이젠 겨울비 내리는 광장 한복판에 마음에 여울진 상처 다 내놓고 울음 짓고 싶다. 왜 떠났냐고, 왜 물어 뜯었냐며 가슴을 할퀸자들에게 모욕스런 언사나마 몇개 던져주고선 겨울 바람을 맞이 하고 싶다. 다 비워내면 덜 아플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가슴은 심장보다 더 딱딱하다는 걸 겨울비 내리는 저 공간이 가르쳐 주려나. 마음에 빚이 있는 자들은 빚을 청구하지 않고 오히려 내게 부채가 있는 자들만 상형문자로 가득한 사금파리 하나 들고선 다 네 탓이라며 면박을 가한다. 아찔하게 다 핥아 주었건만 덜 시원했던 모냥인지, 마음껏 나를 유린하고선 군림의 쾌락을 느끼려 한다. 마음이 시리면 다 겨울 때문이라 여겼던 지난 날의 안일한 인식이 다 죽은 애비의 눈자위처럼 걱정스레 나를 누른다. 살리고 살리고 살리면 다 잊어질까 했지만 견딜 수 없는 가벼운 언어들이 끝없이 마음의 고름을 진하게 한다. 이런 무의식의 흐름 같은거.. 안좋지만 도움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