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명품고전 50
기하라 부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새로운제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올해 초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이란 책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고전이나 베스트 셀러 같은 경우는 너무 많은 사람이 읽었기 때문에 읽지 않아도 대화만으로 그 얼개를 파악할 수 있고 후세의 저작에 고전이 녹아들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굳이 다독(多讀) 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일종의 '위로' 책이라고 봐도 되겠다. '명품고전 50'이란 이 책은 고전을 다이제스트 형태로 정리해 놓은 실용적 성격의 서적이다. 이 책 또한 수많은 고전을 굳이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넌지시 던져준다.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돼 있고 저자의 생각이 얼핏 드러나는 이 책은 내게 꽤나 유용했다. 

 소로의 월든, 스탈당의 적과 흑,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의 조제프 푸셰와 같은 책의 소개는 꽤나 좋았다. 이 책들을 읽지는 않았지만 어디가서 아는척 할 수 있을 정도의 요약은 돼 있어 지적 허영이 강한 자들은 쉽게 읽어 볼 만 하다. 다만.. 인문학이나 사회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거나 부족하다면 이 책은 비추다. 왜냐하면 어떤 지적 생산물을 습득하기 위해 알아야 할 중간과정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무언가를 빨리 습득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다면 그것은 지식의 자위행위정도 밖에 되지 않을 테다. 무언가 한듯 한데 남는 것 없는 공허함. 진정한 사랑은 오른손과 하는게 아니고 사랑하는 상대방과 하듯 진정한 독서는 이런 요약집과 하는 게 아니라 공들인 개인의 오롯한 저작물과 해야 정신적으로나 지적으로나 다 뿌듯할 테다. 그래도 에리히 프롬의 핵심 사상을 알게 된 것은 좋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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