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걸 홍길동에서 사채 광고를 풍자한 것이 화제다. 평소에 사채에 대하여 안좋은 인식이 많은

대중의 성향이 이러한 화제를 낳은 것이라 본다. 사채 광고는 그렇게 나쁜 것인가?

내가 배우는 경제학에선 사채는 나쁘긴 커녕 수요와 공급 곡선 하에서 모두의 효용을

최대화 시키는 좋은 것이라고 한다. 이건 경제학 원론만 배워도 알 수 있는 것이기에

경제학도들은 사채 광고에 대한 별다른 유감을 갖지 않는다. 이것은 내 주위의

경제학과 친구들에게 자체 조사한 것이다. 사채가 비록 권장할 것은 아니지만

제도권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한 다수의 서민들에겐 나름의 탈출구로서의 순기능이 있다고

보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사채 광고를 탓하기 전에 제도적으로 서민에게 높을 수 밖에 없는

제도권 금융계에 대한 구조적 비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사채에 대한 감정적 비난 뒤에는

사채를 쓰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리는 마음보다는 그들의 경제력 부족의 연유가 된

무능함을 탓하는 손짓이 많고 또 비난하는 자신들은 그러한 사채를 절대 쓰지 않을 것이란

끝간데 없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구조하에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거나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지 않은 대다수의 그 누구라도 사채의 굴레에 묶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맹신하는 경쟁에 대한 찬양과 본인은 이러한 경쟁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판타지 소설류의 맹목적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본인이 '갑'의 위치에 있지 '을'의

위치에 놓일 것이라 생각 않는다. 사실 노동 운동을 비판하고 노조위원장 하는 사람들을

골수 좌파로 생각하며 사회에 나온 사람들이  종국엔 머리에 빨간띠를 두르고 생존을 위해

'부르다가 내가 죽을' 그 무엇을 외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즉 미디어에 의해 갑의 위치에 있다는 환상을 꾸준히 교육받은 대중이 현실에선

을의 입장에 서는 것이 오히려 더 보편적인 현상이란 것이다.

결국 모두가 노동자가 되고 상류층이 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사채에 대한 감정적 비난은

조금 자제하고 이성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그들이 쏘는 비난의 화살이 어느 곳보다

맹목적으로 향해야 할 곳은 오히려 아파트 광고라 할 수 있다. 성균관대의 김태동 교수와

그의 동생인 김헌동씨가 지은 '바보들아, 문제는 부동산이야' 라는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수십억의 개런티를 지불한 일류 배우를 기용하여 방영되는 저 많은 아파트 광고들이야

말로 아파트 거품이라는 문제의 가장 표층에 나와있는 실체이고 지탄받아 마땅한 대상이다.

'어느 곳에 사느냐가 그사람을 말해 줍니다' 따위의 계층 분화를 촉진 시키고 사회적 내분을 

조장하는 문구를 럭셔리 마케팅이란 이름하에 거리낌없이 구사하는 저 많은 건설 업체가

지금의 사채광고가 먹고 있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욕의 정당한 수용자다. 사채 광고를

한다고 하여 사채를 쓰는 사람의 접근성은 높아질 지언정 사채를 쓸만큼의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파트 광고는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초래하여 아파트 구매에

대한 일반의 접근성을 낮추는 동시에 집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한 가정의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또한 아파트는 필수재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싸다고

안살 수 없기에 서민경제에 대한 폐해를 더욱 크게 끼친다. 이러한 현실하에 시민단체에서

아파트 광고에 출연하는 다수의 특급 연예인들에게 광고 출연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는데 송혜교만이 이에 대한 긍정적 회답을 보냈다고 한다. 완소 혜교*^^*

사채 광고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와 아파트 광고가 주는 럭셔리 이미지는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자본이 아닌 이미지에의한 양극화 현상을 낳았다.

전성기가 지나거나 신인급의 연예인들이 자주 출연하는 사채광고는 출연 연예인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어 한채영 같은 경우도 '사채영'이라는 닉넴으로 불릴 정도로 이미지의 급적진하

를 경험하였다. 최민식 같은 경우도 스크린 쿼터 사수 문제와 사채광고 출연등의 악재가 겹쳐

지금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충무로의 특급배우 목록에서 빠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파트

광고는 오히려 출연 연예인의 이미지 상승효과를 가져와 정상의 연예인이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주어 광고주와 출연 연예인 둘에게 다 이익이 된다. 장동건, 이영애, 배용준 등은

광고를 통해 오히려 그들의 고급스런 이미지가 강화되고 수십억에 달하는 개런티를 얻는

부수입까지 얻은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대부분의 서민들은 부자를 위하는 이명박을 지지하지 말고 서민을 위하는

민노당이나 못해도 신당을 찍었어야 했지만 이명박을 지지하는 서민이 훨씬 많았다.

그들이 처한 현실과 그지지하는 우상간의 괴리는 비단 선거에서 뿐만 아니라 사채 광고와

아파트 광고를 대하는 대중에게서도 발견된다. 현실을 호도하는 대중매체와 많이 노출되는

이미지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베이컨의 '우상'과 같은 잘못된 믿음

그리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실체 없는 노스탤지아를 향해 대중의 손수건을 흔들게 하는

상류층 등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아닐까 한다.

악당 두목에게는 사회적 부러움가 경외심이 쏟아지고 중간급 보스나 잔챙이들이 욕을 먹는

갱스터 무비의 전형이 지금 대한민국의 도처에서 펼쳐지고 있다.

민중이 민중임을 자각하지 않는다면 프란시스포드 코폴라 감독이나 마틴 스콜시지 감독도

그리지 못할 수십조단위의 거대한 갱스터 무비가 현재 진행형으로 기약없이 상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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