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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카라얀 마스터 레코딩 [탄생 100주년 기념 10 For 2.5 특별가 한정 앨범]
차이코프스키 (Peter Ilyich Tchaikovsky) 외 노래 / DG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카라얀 사후 100주년 기념 음반이 나왔다. 수많은 음악가들의 곡을 나름 훌륭히 해석한 시대의 마에스트로의 음반이 이렇게 염가반으로 나왔다는 건 음악을 즐기던 구세대에겐 그리 탐탁지 않을 저가 공세의 향연이고 음악을 즐길 신참자에겐 흐뭇한 염가 음반이다.
수록곡들을 살펴보면 카라얀의 절대 명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곡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카라얀이 베토벤에 천착하여 합창 교향곡, 특히 60년대 음반이 꽤나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았을 때 이 음반에 포함된 영웅 교향곡과 4번 교향곡은 어떨지 기대가 되는 음반이다. 선율의 아름다움을 극강으로 뽑아내는 이 지휘자의 연주는 사뭇 사람을 설레이게 하는 주술이 있다.
그리고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 로스트로 포비치와 협연한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주제에 의한 변주곡인이다. 리히테르와 오이스트라흐 VS 카라얀 로스트로포비치의 분할을 보여주었던 삼중 협주곡에서의 그 천상의 불협화음을 기억한다면 이 둘의 콤비가 들려줄 음악이 꽤나 견실하고 아름다울 것이란 예상은 가능하다. 모 음반지에서 선정한 명반에도 들었던 앨범이므로 꽤나 유용하다고 보겠다. 리히테르와 협연한 차이코프스키 피협 1번은 카라얀과 리히테르의 주도권 싸움으로 유명하다. 리히테르의 회고록에서도 밝혔듯이 그는 카라얀의 템포 설정을 마음에 안들어 했고 그래서 이 불꽃튀는 두 거장의 싸움은 새로운 매력을 준다.
스트라우스의 영웅의 탄생과 같은 경우는 며칠전에 디지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사서 들어본 바로는 꽤나 괜찮은 연주다. 카라얀 연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가하지만 그만큼 클래식의 대중화에 힘쓴 사람이 드물고 현악을 다루는데에 있어서는 일류의 솜씨를 자랑한 그의 실력을 보았을 때 이 거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는 약간의 질시도 담겨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기대되는 음반은 모차르트의 레퀴엠 녹음이다. 카라얀이 모차르트에 있어서는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정설이 있기 때문에 과연 그 정설이 맞을 까 하는 의문과 함꼐 이 곡을 감상할 수 있을 듯 하다. 그 외에 안네 소피 무터와 함꼐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은 비교적 최근 녹음으로 최근까지 탑 프라이스로 팔린 앨범이므로 사둘만 하다. 카라얀의 적자로 한창 주목받았을 시기의 무터의 녹음은 이미 거장이 되어버린 지금의 모습과 어떤 차이를 줄지 궁금하다.
그외에 바르토크나 스트라빈스키나 드뷔시 라벨 등 다소 현대음악과 가까운 음악가들의 곡도 포함 시킨걸로 보면 카라얀의 음악 해석이 주는 다양성과 범용성을 함께 느끼지 않을 까 한다. 카라얀의 대표적인 녹음은 이 외에도 부지기수 인데 조금은 고만고만한 음반들이 선택돼서 아쉬움을 준다. 알프스 교향곡이나 80년대의 드뷔시의 바다 연주와 같이 고가의 초 명연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더더욱 안타깝다. 그래도 이 음반에서 가장 기대할 것은 시기별로 변화하는 거장의 음악적 자세를 다른 곡들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의 가변성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