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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Regis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슈베르트가 느꼇던 환희에 찬 기쁨이 실내악곡 숭어에 생동한다면 그의 만년의 우울함은 후기 피아노 소나타에 스르르 녹아 있다. 한국 나이로 32살에 죽은 이 영감 많은 천재에게 삶은 찰나의 행복을 값지게 해 줄 고난의 연속이였나 보다.
그 고난의 무게가 지탱할 수 없을 만큼 쌓이고 또 쌓였을 적에 슈베르트의 영감은 슬픔으로 점철된다.
'얼지마.. 죽지마.. 그럼 부활할거야..' 라는 말 한마디 해줄 따스한 이 있었더라면 조금은 덜 침잠했을 것인데.
여린 감성을 지닌 희대의 천재에겐 오히려 무관심이 속편했을지도 모를 일.
자신의 가치관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저 많은 옹졸한 이들에게 덜 회자 되었기에 그의 상처가 조금 더 유려하게 오선지 위에 표출된 듯.
하늘이 부여한 재능은 상처를 동반하는 법.
리히테르의 슈베르트 후기 피아노 소나타 앨범은 그 상처에 연유한 넓디 넓은 생채기를 묵묵히 짚어 나간다.
조금 더 괴팍했더라면 조금 더 살았을지 모를 천재에겐.
따스한 위로의 말보다 묵묵히 그의 음악을 경청하고 또 연주해 줄 지인이 필요했을 지도.
'울지마.. 아프지마.. 그럼 고독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