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드보르작 : 피아노 협주곡 외 - Great Recordings Of The Century
드보르작 (Dvorak) 작곡, 카를로스 클라이버 (Carlos Kleiber) 지휘, 스 / 이엠아이(EMI)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리히터가 쓴 회고담을 읽으면 그는 이 연주에 상당히 불만족을 나타낸다. 모두가 다 절대 명반이라 추천하는 이 음반에 대하여 리히터는 자신의 최악의 연주중 하나로 뽑을 정도로 이 연주를 부끄러워 한다. 리히터가 최고의 지휘자라고 부르던 카를로스 클라이버와의 이 녹음에서 리히터는 클라이버를 너무 배려하는 나머지 조금 핀트에 어긋나는 연주를 하였다는데 그리 예민한 귀를 갖지 못한 내가 듣기에는 꽤나 훌륭한 연주이다.

우선 드보르작 협주곡에 대한 다른 음반을 들어본적이 없기에 비교 하기는 불가하지만 곡자체가 지니는 아름다움과 두 거장의 이름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연주이다. 여기에 부가 삽입된 슈베르트의 곡들에서는 주정주의의 대표자인 리히터 답게 아름다운 연주를 펼쳐준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의 곡을 두루 섭렵했던 이 거장의 생애를 돌이켜 보건데 이 연주는 결코 실패작이 아니다. 다만 클라이버라는 시대의 천재와 리히터라는 시대의 거장이라는 이름하에 보면 조금 모자를 따름이다. 그리고 리히터는 회고록에서 이 앨범을 격찬하는 이들에게 조소를 보낸다. 무조건 자신의 앨범에 대한 찬사를 늘여놓는 자들 앞에서의 내적 고독도 느껴졌던 그 회고록의 글귀. 리히터의 주정적 음악 해석은 아마 스스로에 대한 완벽주의를 넘어선 그런 타인에 대한 배려와 따스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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