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선영이를 만났다. 학원 선생님을 시작해서 바쁘다는 그애. 예전처럼 잘 해주고 싶지만 그때와 지금은 뭔가 다른 것 같은 어색함에 나의 태도도 우물쭈물 했다. 시간의 간극을 넘어 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하긴 어려운가.. 하는 존재론적 성찰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인데.. 여튼 빗속을 헤치며 버스를 타러 가던 선영이의 뒷모습이 마음에 맺힌다.

 아이스 스톰이란 영화와 칼리토란 영화를 봤다. 칼리토는 괜찮은 영화였지만 명작이라고 하기에는 그랬다. 파이란에서 느꼈던.. 왜 건달의 최후는 항상 불쌍해야 하는가.. 뭐 이런 클리셰한 결말의 아쉬움.. 여자 주인공은 예뻣다. 스트립바에서 보여주던 그녀의 몸동작과 대비되는-약간 속물적인가- 그녀의 지고지순한 마음은 그녀의 미모를 한층 더 돗보이게 하였다. 아이스 스톰은 명작이라 하기에 충분했다. 무슨 시나리오를 저렇게 서늘히 잘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렇게 말하면 스릴러 같은데 스릴러는 아니다. 흔히들 문학에서 얘기하는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해부한 영화인데 홍상수 영화보다 훨씬 더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브로큰백 마운틴 보다 슬픈 영화의 풍경들은 가끔 내 삶의 조각 조각에 숨겨져 있을 것 같은 공포와 슬픔을 들춰내고 또 돌이켜 보게 한다. 이제 말러 10번째 씨디가 끝나간다.. 만쉐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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