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라는 건 네가 어떻게 생겼는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니야. 그건 너한테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 말하는 거란다. 어떤 아이가 너를 오래오래 사랑해 주면, 그냥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너를 사랑하면, 그러면 넌 진짜가 되는 거야."
"그러면 아파?"
"어떤 때는. 하지만 진짜가 되면 아파도 괜찮은 거야."
"그게 태엽을 감을 때처럼 단번에 되는 거야? 아니면 조금씩 조금씩 되는 거야?"
"단번에 되는 게 아니야. 차차 되는 거야. 아주 시간이 오래 걸리지. 그러기에 쉽게 망가지는 이들이나, 뾰족하게 모가 난 이들, 그리고 살살 다루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좀처럼 일어나질 않는단다. 대개 진짜가 될 때쯤에는 하도 쓰다듬어져서 털이 다 닳아 없어지게 되고, 눈도 망가져 버려. 그리고 몸 마디마디가 모두 헐거워지고 아주 초라하게 되지. 그래도 아무렇지 않아. 왜냐하면 한번 진짜가 되고 나면 다시는 미워질 수가 없거든."
-마저리 윌리암스의 <사랑 받는 날에는> 중에서
'진짜'가 되고 싶어요.
어쩌면 가짜 '진짜' 가 될지도 몰라요. 놀랍지 않으세요?
평생 '진짜'가 되기 위해 살아왔는데
이렇게 원하지도 생각지도 않던 순간에 가짜로 이루어진다는 건
놀랍고도 김빠지는 일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