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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소금 - 우오즈미 시리즈 1
에다 유우리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에 대한 판타지. 여름의 소금, 플라스틱과 두 번의 키스, 메시지까지 시리즈 3권을 읽은 지금의 감상은 이렇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나의 감정이나 지각, 이해의 속도가 상대방에 비해 너무 느릴 때, 그래서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깨닫지 못할 때, - 혹은 한술 더 떠, 반응해야할 순간이라는 것도 알아채지 못할 때 - 속도에 눈알이 핑핑 돌고 현기증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미 상대방은 지치고 나를 원망하고 결국 나를 떠날 때, 그 모든 순간에 '아무 것도 모르는' 지진아를 위한 판타지다. 판타지답게 주인공 우오즈미는 극단적으로 괴로운 과거에 극단적으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극단적으로 '기다려 주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평범한 과거를 가지고 평범한 외모를 가졌지만 나 역시 극단적으로 '둔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혹은 환상)을 잠시나마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그 환상이 이 달콤한 책을 덮는 순간 금세 산산조각나는 건 물론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그냥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