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제플린 [dts] (2 Disc) - 할인행사
Led Zeppelin / 워너뮤직 (WEA)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The Song Remains The Same을 보고 레드 제플린의 라이브 공연에 대해 조금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이 dvd 세트가 나왔을 때 별 관심 없이 지나쳤다가 우연히 이 세트의 첫번째 디스크 첫 곡 영상을 접하고 곧장 구매했다. 밴드의 결벽 때문인지(페이지와 플랜트가 참여한 한 합동공연 DVD는 그들의 공연만 빼고 출시되기도 했다) 발매한 스튜디오 앨범 수나 활동 기간에 비해 발매된 라이브 음반이나 공연실황 수는 형편없이 적은 편이라 밴드의 공연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은 편인데 - 나를 포함해서 - 이 실황으로 많은 부분 해소되지 않았나 싶다.

 '성냥개비로 성당을 짓는 기분'이라는 디렉터의 표현대로 가능한 많은 공연을 살리려고 노력한 게 느껴지는 결과물이다. 중간 중간 빈 프레임이 들어가기도 했고 다른 곡 장면을 붙여넣은 경우도 있고 부틀렉 장면을 끼워넣은 경우도 있다. 그나마도 결국 복원하지 못한 장면은 정지 화면으로 채우기도 하고. 그렇지만 30년전 영상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깨끗한 화면과 놀라운 음질을 제공한다. 게다가 69년부터 79년의 마지막 공연까지 밴드의 전 활동 기간에 걸쳐 골고루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데뷔 초기를 제외하고는 TV 출연을 하지 않았던 밴드의 초창기 TV 출연 장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메뉴 화면도 밴드가 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이나 공연장 바깥에서부터 공연 장 안쪽까지를 찍은 화면을 활용하는 등 하나도 버릴 것 없이 꼼꼼하게 들어차 있다.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던 영상물들을 마지막 한방울까지 쥐어짠 듯해 앞으로 공식적으로 이만한 영상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발매된지 2년이 지나 웬만한 국내 DVD 판매 사이트나 음반 판매 사이트에는 모두 품절이지만 아마존에서 23달러 안쪽에서 판매하고 있다. 거기에 국내까지의 배송료를 포함해도 국내 판매 가격과 비슷하니 코드프리가 가능하다면 코드 1번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리뷰가 현재 500개가 넘는데 평균 별점이 별 다섯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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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5집 - Seo Tai Ji [재발매](솔로 1집)
서태지 노래 / 예당엔터테인먼트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지금까지 들어온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 그리고 서태지 혼자 이름으로 나온 세장의 정규음반 모두를 통틀어 가장 정체성이 뚜렷한 음반이다. 이 음반으로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고 처음에 발매했을 때는 가사마저 없었다. 오로지 음악 그 뿐이다. - 물론 뮤직비디오도 내가 알기로만 세편 이상 나왔고 은퇴번복이라는 이벤트가 있었지만, 다른 음반들에 비해서는 가장 조용히 내놓았다 -

 서태지는 대중에 새로운 것을 소개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이 새로운 음악 장르이건 새로운 패션이건 새로운 공연문화이건. 그 새로운 무언가를 항상 멋지게 소화하고는 있지만 가끔은 그 '새로움'을 위해 서태지 '그 자신'을 보류해두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둔한 대중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서태지의 음반 중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음악도 목소리도 화려하진 않지만 지루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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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뉴 호라이즌 (재발매)
김덕수 연주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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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 때 2개반 합반으로 커다란 교실에서 듣던 음악 수업 시간을 통해 알게 된 음반이다. 그때의 선생님은 여러가지 음악적인 체험을 할 수 있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던 분인데, 이 음반에서 토끼전을 들려주셨던 기억이 난다. 서양악기와 국악기의 차이점에 대해 이 음악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음악이 흐르는 동안에도 리듬을 타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곤 하셨다. 사실 이 음반은 그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내가 재미있게 듣기 힘든 음악일지도 모른다. 재즈가 그렇고 국악이 그렇다. 친절한 안내자가 필요하다.

2번째 트랙인 THINGS CHAGE는 몇해 전인가 '개달리다'란 재일교포를 소재로 한 영화의 홍보영상물에 삽입된 적이 있고, 구준엽이 랩에 참여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그보다도 몇해 전에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던 무렵에 하여가 작업을 통해 참여하고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그 후론 잘 모르겠다. 국악을 챙겨듣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알기 힘들 거다. 우리 음악이라지만 가까이 가려면 안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열린음악회가 답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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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Zeppelin - The Song Remains The Same - [할인행사]
Led Zeppelin / 워너브라더스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취향이나 생각이 비슷해서 틀림없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권했는데 상대방의 반응이 미적지근할 때, 십중팔구는 세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80년대를 살아온 사람과 90년대를 살아온 사람은 아무리 공통점이 많아도 어쩔 수 없는 감성 차가 있게 마련이다.

이 클립은 그런 감성 차를 가장 극단적으로 느끼게 한다. 나름대로 레드 제플린의 팬이지만, 음향이나 화질 등의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이젠 웬만한 고등학생들이 만드는 영상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조잡한 편집이 신경에 거슬리는 것을 넘어 감상을 방해하는 수준이다. 같은 공연의 곡 사이사이에 밴드 멤버들이 연기하는(혹은 밴드 활동을 제외한 일상 생활을 담은) 짤막한 영상물이 삽입되어 있어 흐름을 끊는 것이 기본으로(앞 뒤 곡들과 영상물은 의미 상 전혀 관계가 없다), 레드 제플린의 음악적인 면이나 인간적인 면 어느 쪽도 매력을 느낄 만큼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 몇 분마다 스팟 광고가 끼어드는 엠티비보다 산만해서, 레드 제플린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웬만하면 권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밴드에게 원하는 것은 순수한 음악 그 자체라는 걸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너무 자주 잊어 버린다. 순수 공연 장면 외에 부가적으로 곁들인 양념들이 그 당시에는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 지 모르지만, 대중의 입맛은 세월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특히 양념에 있어서는 원재료보다 훨씬 더 변덕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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