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라크를 방문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옮겨 놓은 책이다. 스스로 계속 강조하듯 전혀 정치적이거나 선동적이지 않다. 그저 이라크에 사는 사람들도 너와 나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사람'임을 소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쓴 의도나 동기가 잘못되었다고 할 순 없다. 다만 이라크 전쟁이 끝내 터져버린 지금 상황에서 읽다보면 그 소박함에 울화가 치밀 지경이지만. 이 책을 한권의 책이 아니라, 시사잡지의 한 꼭지로 읽었다면 나는 한명의 사람으로 공감하고 이라크에 대해 관심을 더 가져야 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라크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인 시기에 비싼 인쇄지에 100페이지 안팎의 책으로 낸 것에는 출판사의 직업의식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예쁘게 만들어서 잠시 팔고 말 주제는 아니지 않는가. 수익금의 1%(후하기도 하시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서 쓴다기에 별 하나 더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