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문학과 문화론
오세은 지음 / 새미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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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어린이 문학 관련서들이 대개 인상 비평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저자는 좀 더 전문적이며 학문적인 연구 방법을 제안한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하는 신화론, 주제론, 여성론에 입각한 연구가 체계적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논문임에도 불구하고 출처나 원본 텍스트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대목도 많아 사실 정확성 자체에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 눈에 띈다. 근거를 가지고 설득하기 보다는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알려진 대목을 결론으로 내어 놓는 대목도 마찬가지다.

 문학을 문화의 한 범주로 놓고, 문화라는 것이 백지로 태어난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감염시킨다는 듯한 논리전개도 상당히 껄끄럽다. 아이들의 문학, 아이들은 그저 읽고 따라하기만 하는 걸까? 공주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이 모두 공주를 꿈꾸며, 왕자를 꿈꾸며 그렇게 사는 걸까?

 문학이 백지 상태의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삶의 가치와 방향을 제시한다고 보는 것은 좀 무리라고 본다. 사실 나 역시, 나도 모르는 사이 그런 태도로 내 딸에게 공주 이야기는 한번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런 내 딸이 다른 누구보다도, 놀이에서, 옷 취향에서, 그림에서 공주 냄새가 물씬 풍기는 건 왜 일까? 아마도 많은 부분, 책으로통해 배우기 보다는 타고난 부분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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