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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예리한 관찰력, 가볍고 쉬운 설명, 풍성하고 멋진 문장.
드 보통이 가진 장점들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책.
'집'이란 우리에게 무엇이며 아름다운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 사이의 차이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결국 '결핍'된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가치가 물리적으로 구현된 것이라는 의견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나는 알랭 드 보통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웬만한 그의 책은 출간도 되기 전에 예약해서 사 읽을 정도였고, 소설 에세이 가릴 것 없이 전부 읽고 사람들한테 선물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드 보통이 이제 좀 시큰둥한 것은 내가 너무 변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보통이 여전히 그때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까?
똑똑하고 시니컬한 스물네 살 보통이 쓴 'Essey in Love'를 읽고 충격에 빠졌던 스물여섯의 여자아이는 서른이 되니 그의 해박하고 똑똑하고 명료하고 시니컬한 글에 시들해졌구나. 아직도 동공이 확장되는 멋진 문장이 간간이 등장하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