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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나를 보자 - 45년간 물만 먹고 살아온 양애란의 삶과 그 뜻
양애란 구술, 박광수 엮음 / 정신세계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올 한 해 정신세계사 신간 모니터 요원이 되면서 받은 네 번째 책.
움푹 패인 두 눈에 수척한 얼굴의 여인, 어딘지 계몽의 냄새를 팍팍 풍기는 제목. 공짜라 해도 첫눈에 썩 달가운 느낌은 안들었던 책이다.
사람은 밥을 안먹고 열흘 정도 견딜 수 있으며, 물을 안먹곤 채 한 달을 못버틴다고 한다. 그런데 이분은 물만 먹고 45년을 살았단다. 그것도 곡기를 '끊은' 것이 아니라 어느 날부터 먹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벌써 정신을 놓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온갖 통증과 싸우면서도 그 고통 안에서 '사랑'을 깨달아 스스로 사랑이 되신 분. 고통을 통해 깨달음에 이르른 것만도 대단한데 스스로 다른 사람의 고통마저 대신 감당하겠다고 나서신 분.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 분이 사람이 아니면 관음의 화신 쯤 되시겠다 싶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끝까지 정통하면 진리를 깨치게 된다더니 이분은 고통을 통해 진리를 깨친 분이다. 말씀을 기록한 책을 읽었을 뿐인데 그분의 사랑이 활자로, 기운으로 옹글게 전해져온다. 꼭 한 번 친견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