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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시 콥 - 할일이 너무 많을 때는 잠을 자라?
닐턴 본더 지음, 김우종 옮김 / 정신세계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대인의 재치'라는 뜻의 책 이름 답게,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부와 권력을 지닌 민족인 유대인들이 온갖 어려운 조건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달시킨 그들의 지혜에 관한 얘기다. 0.2퍼센트의 인구로 20퍼센트의 노벨상을 차지하고, 세계 몇십 퍼센트의 부를 소유했다는 유대인, 책은 그들이 그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해내기까지의 방법론을 네 단계로 나누고 탈무드 식의 예화를 곁들여 접근을 시도하였다.
정보, 상징, 직관, 무한한 가능성의 네 차원에서는 각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반응, 문제 뒤에 숨겨진 배경 파악,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기, 경험과 실수로 배우기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을 현실에서 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살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화법은 너무나 모호하다. 과연 이 책이 '유대인의 지혜'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지혜를 나누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씌어진 책이라면 유대인이 아닌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하고 쉬운 문장을 택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 책은 알쏭달쏭한 탈무드식 화법에 익숙한 유대인들을 위해 씌어진 책이 틀림없다. 하지만 '탈무드식 위기탈출법'이란 광고 문안을 달고 나온 것을 보면 탈무드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분명한데...
며칠에 걸쳐 꼼꼼히 정성들여 읽었지만 내게 이 책은 여전히 뜬구름잡는 소리로 들린다. 유대인의 지혜에 다가가기는커녕, 유대인의 지혜에 다가가는 지도조차 해독을 못한다는 생각에 암담한 기분마저 든다. 급기야 해독되지 않는 책을 놓고 화살은 엉뚱한 데로 날아가 과연 이 놀라운 지혜를 지닌 유대인들은 어째서 무고하고 힘없는 남의 백성을 그리도 못살게 굴고 있는가,에까지 미친다. 유대인들의 지혜는 상을 타게 하고 권력도 얻게 하고 돈도 벌게 하지만 가슴 속의 '사랑'을 키우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발달한 지혜라서 그런걸까? 아무려나 그렇게라도 억지를 부리고 나니, 이 책을 후련하게 이해 못했다는 사실에 작으나마 위안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