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식의 심리학 - 피해자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법
야야 헤릅스트 지음, 이노은 옮김 / 양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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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쯤 전에 가까운 친구에게서 나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들은 적 있다. 지금 생각하면 진심이라고 생각되지 않고 사실도 아닌, 그냥 친구 사이에서 오갈 수 있는 사소한 실수같은 일이었는데 일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겉으론 웃으면서 속으론 그 말을 싸안고 고민하며 괴로워했다. 그러다 얼마 전, 기어코 사고를 내고 말았다. 그 친구에게 나를 괴롭힌 그 일을 털어놓다가 그때의 내가 받은 충격과 상처를 똑같이 되갚고 말았다.

의도했건 않았건 복수를 한 셈인데, 하나도 속 시원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일이 있은 후로는 친구한테 연락조차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피해의식은 모든 사람들이 적어도 한두 가지 갖고있는 감정이다. 문제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려고 덮으면 덮어둘수록 자신도 모르게 삐질삐질 말로 행동으로 그것이 새어나온단 점이다. 피해의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겼고 그것이 고정관념으로 자리잡아 나를 제약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책을 읽는 동안 곰곰히 되짚어볼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처음 내 피해의식을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 너무나 수치스럽던 그 감정이 시간이 갈수록 편안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더라는 거다. 책은 편안하게 자신의 피해의식과 대면하고 그것을 인정하고 거기에서 풀려나는 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말 놀라운 일은,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무릎을 치고 있을 때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거다. 나는 지난번 일을 진심으로 사과했고 그 친구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렇게 나의 피해의식 한 가지는 인정되고 극복되었다.

'피해자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는 부제에 맞게 자신의 피해의식을 어떻게 다루고 이겨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지침이 마련되어 있는 책. 권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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