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얀 마텔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파이이야기'를 무척 좋아했던 터라 기대했던 차기작.

텔레비전도 안보고 산책하고 요가하면서 글만 쓰는 사람이라 그런지 작품이 무척 진지하고 사못 엄숙하기까지 하다. 430쪽에 달하는 소설의 130쪽 정도를 읽을 때까지 별 재미를 못붙이다가 어느 순간 이야기에 흡인되면서 300쪽을 하룻밤에 읽어치웠다.

 이 얘기는 남성의 이야기였다가 여성의 이야기가 되었다가 다시 한 인간의 이야기가 되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함의가 많은 진지한 작품이다. 요즘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모든 것이 가벼워만 지는데 미간에 내 천자 새겨가며 재미있는 소설,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어떤 면에선 폴오스터와 유사한 듯 하면서도(사는 곳도 한 사람은 뉴욕, 한 사람은 몬트리올) 폴오스터처럼 매끄럽고 세련되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근본적이고 조금 더 영적인 느낌이 드는 작가다. 미국과 캐나다의 차이가 이런 것일까? 배우고 싶은 부분과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 

근데 정말, 이 소설은 밤에 읽기 난처한 글이다. 세계와 우주,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 때문에 내 밤은 또 하얗게 샜다. 그래서 낮에 강추, 밤에는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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