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빔보가 내친구 작은거인 8
마르틴 아우어 지음, 이유림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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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얉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발견했다. 도서관을 24시간 개방하면 좋겠다던 3학년 지현이와 친해져서 함께 읽는데, 1학년 이삭이가 책 빌리러 왔다가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알려주었다. 전체 이야기가 나오냐 물었더니 일부분만 나와서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른단다. 우리가 읽는 것을 보고, 이삭이가 자꾸 '읽고 싶다, 읽고 싶다' 눈치를 주기에 한 권 더 있는 것을 찾아주었다.
 본디 연극으로 공연하던 것을 그림책으로 엮어서 그런가 입말이 살아있다. "어머나, 세상에!"를 반복하는 엄마, "저런, 저런, 저런!"하며 호응하는 아빠. 남자 아이, 여자 아이를 나눠 함께 읽혀도 재밌을 책이다. 게다가 글이 끝나면 부록처럼 '이야기로 연극 만들기'가 쓰여있는데, 저자인 마르틴 아우어가 어떻게 아이들과 함께 연극으로 공연했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를 참고하면 빔보, 엄마, 아빠, 부엉이, 여우, 토끼 등 배역을 나눠 1-2학년 아이들에게 적용해 볼 수 있겠다. 살짝 변형하여, 인물의 이름이나 거인의 입에서 나오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익숙한 우리 주변의 것들로 바꿔본다면 훨씬 재미있는 공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인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를 엮어봐도 좋겠다.)
 그림 자체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데, 빔보가 "새 한마리 사 주세요."라고 말할 때 식탁에 앉아 각자 신문만 보고 있는 부모의 모습이나  "그 새와 잠도 같이 자고, 음식도 나눠 먹을 거예요."란 빔보의 말을 듣다보면 아이가 느끼는 소외를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이밖에 표지 그림에서 보이듯 거인이 빔보와 백조를 삼켰다가 백조의 날개짓으로 그 동안 먹었던 다른 것들과 함께 뱉어내는 장면은, 아이들이 거인에게 느끼는 두려움을 통쾌감과 안도로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우리 옛이야기 중 '호랑이 뱃속 구경' 등과 너무도 닮아있다. 따라서 함께 들려준다면 각 이야기를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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