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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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사두었던 김연수의 신작,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었다. 아니, 아니 읽었다. 읽는 내내 몇번이나 책을 놓았는지 모른다. 그의 글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건 전작을 통해 확인했지만 이번 글은 심하다. 도통 모를겠을 말튀김인 것만 같고 예전 진중권의 '앙겔루스 노부스'를 읽을 때처럼 그저 말을 위한 말인 것처럼 허허롭다. 소설을 두고 이리 말하는게 스스로도 아이러니하지만 그가 시대에 매몰된 개인을 구조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그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사건과 시대사는 그 정교한 구현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배경 곧, 장치로써 나열될 뿐 작가가 집중하는 것은 개인의 보다 근원적인 정체성이다. 즉, '고난에 찬 한국 현대사가 개인의 삶을 모두 똑같이 만들버렸'다 해도 개인이 개인일 수밖에 없는 주관, 서사 속에 숨겨진 서정을 끈임없이 탐구하는 작가가 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그의 경향은 서사의 구성이 주는 재미와 함께 <나는 유령작가...>에서 내가 반한 구석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신을 향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 과정은 지리한 동어반복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질문이 확장될수록 잡히지 않는 관념이 난무하게 되는데 그게 지나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얼마나 진지한가! 그의 자의식이야 어찌 되었건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면 독자가 작중인물의 하품나는 말들을 계속 듣고 있는 건 곤욕이다.        
 김연수는 한국일보(07.10.01) 인터뷰에서 "이전엔 주로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는데 집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야기가 자유롭게 흘러 나오도록 방치를 했다고 할까요. 그게 장편의 속성에도 맞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야기의 방치는 책의 두께는 늘렸을지언정 장편을 끝까지 읽어야하는 독자의(로서의 나의) 집중도 역시 방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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