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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ㅣ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4
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순규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세키의 <도련님>을 읽을 때 인물이 참 정직하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음> 역시 같다. 이 도덕적인 인물들은 인간의 양면성이나 위선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그 결백성으로 인해 갈등한다.
<마음>의 주된 줄거리는 과거 믿었던 숙부의 배신으로 '평상 시에는 선한 사람도 이익에 따라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데 심한 혐오를 느낀 '선생님'이 후에 자신도, 하숙집 딸에 대한 친구의 연정을 경계하다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자살을 선택한다는 거다.
도덕에 대한 가치가 명료할수록 그에 반하는 자극에 예민하다. <마음>의 '선생님' 역시 인간성에 대한 신뢰가 강했기에 자신의 위선에 대한 절망을 조율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것이다.
이는 다자이 오사무가 <인간실격>에서 다룬,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끼면서도 그 이기와 잔혹성으로 회의하고 불신하는 '요조'라는 인물과도 닿아 있다.
<마음>이나 <인간실격>과 같은 작품들이 이제에도 꾸준히 읽혀지고 공감을 자아내는 것은 다소 유감이다. 어느 때라도 크게 변하지 않을 인간의 추악함에 대한 고발로 비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새삼스러웠던 문장은 '고통과 두려움으로 긴장되어 있던 마음이 슬픔으로 인해 편해졌다.'는 것이다. 슬픔은 여력餘力이고 따라서 때로는 비겁이 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