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에게 쓴 편지 다릿돌읽기
스테파노 보르딜리오니 지음, 한수진 그림, 이승수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개학을 앞두고 두 딸들의 일기 숙제(!)를 향한 전력투구가 가히 볼만했다. 거의 40일이 되는 방학 기간 동안의 일들을 그렇게 확실하게(?) 기억할 수 있다니, 새삼 우리 딸들의 머리가 좋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어렸을 적 끄적거리기 좋아하는 성격상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부지런히 일기를 썼드랬다. 그 이후는 생각날 때마다, 뭔가 쓰고 싶은 맘이 생기는 날 그런 날은 일기장을 열었던 것 같다.

'일기장에게 쓴 편지'의 주인공 줄리오의 생일날 일기장을 선물하는 엄마는 일기장을 종이친구로 생각하며 친구에게조차 말 못하는 일들을 적어가보라는 제안을 한다.

줄리오의 일기는 혹시 누가 볼지 모른다는 걱정때문에 모든 것을 적거나, 완전히 솔직하게 적을 수 없었던 나와는 달리 정말 솔직한 동심이 가득하다.

선배 누나에 대한 첫사랑의 설레는 마음,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짖꿎지만 더없이 아이다운 다양한 발상들, 괜히 아이들을 괴롭히는 나쁜 형에 대한 정의에서 비롯된 귀여운 적대감들이 정말 아이의 마음을 거쳐서 나온 것 같은 진짜 아이같은 문장으로 쓰여져 있다.

아이의 일기장이 비밀이 보장되겠냐마는 비밀이 보장된다는 확신 아래 우리의 아이들도 일상의 자잘한 사건들을 이렇게 일기장에 고스란히 적을 수 있다면 '일기장에게 쓴 편지'가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작품이 한 편 탄생할 터인데......

초등학교 2,3학년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예쁜 일기장 한 권과 함꼐 선물하면 참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