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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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쨋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223쪽

아가야, 우리 옷과 음식이 서로 조금씩 다르듯이 그건 살아온 방식이 다를 뿐이다, 우주의 섭리는 하나로 모인단다.
-224쪽

나는 어려서부터 조선에서는 마음 속으로 진정 원하는 일이나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입밖으로 발설을 해버리면 복이 나간다고, 더욱 멀어지게 된다고 어른들에게서 배웠다. 동생 우스만이 죽었고, 형 알리는 살아 있으리나는 이 뚜렷한 느낌을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압둘 할아버지에게도 감추고 있으리라 결심했다.-244쪽

내 가슴 속에 감추고 있던 것을 샹이 건드렸을 뿐, 그것은 먼길을 거쳐오는 동안 나를 괴롭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원한이었음을 나는 나중에 알게 된다.-262쪽

신은 우리를 가만히 지켜보시는 게 그 본성이다. 색도 모양도 웃음도 눈물도 잠도 망각도 시작도 끝도 없지만 어느 곳에 나 있다, 불행과 고통은 모두 우리가 이미 저지른 것들이 나타나는 거야, 우리에게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가르치기 위해서 우여곡절이 나타나는 거야, 그러니 이겨내야 하고 마땅히 생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그게 신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거란다, 어서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려야지-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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