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의미를 알아가는 아이들에게

샬롯의 거미줄 (양장본)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영화 개봉이 몇일 남지 않았기에 딸아이에게 서둘러 책을 읽어야했다. 책으로 느낄 수 있는 감동이 보통 영화보다는 더 진하다는게 나의 편견이고 또 먼저 접한 매체의 감동이 늘 더 큰 법이기때문에......

이 책은 무녀리로 태어나 죽을뻔한 작은 돼지 한 마리를 작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당하는건 옳지않다고 고집하여 목숨을 구해준 소녀 펀, 펀을 통해 생명을 구하고 거미 샬롯을 통해 대단한 돼지에서, 근사한 돼지로 또 겸허한 돼지로까지 다시 태어나는 돼지 윌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거미줄 짜는 기술을 통해 친구 윌버가 햄 혹은 맛난 베이컨이 되기 위해 죽지 않도록 도와주는 재치넘치고 의리있는 회색거미 샬롯의 이야기이다.

농장에서 펼쳐지는 동물들의 가슴 찡한 우정이 가득한 책 속에 인정 많은 더러는 약삭바른 동물 몇이 함께하여 재미를 더해줌은 물론이다.

크리스마스에 죽을 운명이었던 돼지 월버에게 거미 샬롯은 자기가 살려줄꺼라고 약속을 하지만 한낱 한 마리 거미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밤새워 거미줄을 치고, 잠 못이루는 돼지 월버를 위로하고, 또 쥐 템플턴을 꼬득여서 도움을 받는 재치를 발휘하고, 또 결국은 자신이 죽는 그 날까지 돼지 윌버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샬롯...

돼지 윌버는 친구 샬롯의 사랑을 샬롯의 알들을 잘 보살펴주는 것으로 보답하지만, 그 사랑의 댓가는 다시금 자기 삶에 소중한 친구가 생기는 또 다른 사랑으로 되돌아온다. 우리네 삶 속에서도 사랑이 사랑을 낳듯이 말이다.

친구가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또 친구라는 이름 안에 믿음과 사랑이 깊이 숨어있지않다면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

어느새 부모의 곁보다는 친구가 좋은 아이들이 우정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보고 진정한 친구 찾기에 마음을 쏟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거미와 돼지가 나누는 아름다운 우정이야기, 친구는 외모를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부족함 점을 채워주는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을 덮을 즈음 자연스럽게 알게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