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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면 항상 올해엔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지 라는 다짐을 하게 되지만, 추운 날씨 탓에 따뜻한 이불 속에만 머물게 되고, 이불 속에만 머물다 보니 잠만 늘게 된다.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게 백수의 특권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잠을 좀 줄이는 것을 새해 목표로 삼아보기로 한다.
12월 출간도서를 살펴보니 관심 가는 책이 다른 때보다 월등히 많다. 내가 신간평가단 추천도서를 고르는 방식은 알라딘의 '새로 나온 책'을 살펴 1차 목록을 작성하고 그 중에서 다시 다섯 권을 고르는 식이다. 보통 1차 목록을 뽑을 때 10권 이내의 책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거의 20권 가까운 책이 목록에 들었다. 출판사들이 해를 넘기기 전에 기획했던 책들을 쏟아낸 탓일까, 아님 내 관심이 폭넓어진 탓일까. 어쨌건 이번 달은 다섯 권을 고르는데 무척 힘들었다.
1. <키케로의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그리스-로마 고전 마니아까지는 아니지만, 그리스-로마 시대의 고전들엔 항상 먼저 손이 간다. 아마 현대 서양 사상들의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로마 고전은 남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희랍-라틴어 번역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분인 강대진씨가 번역했다는 점에서 놓칠 수 없는 책이다.
2. <세계사의 구조>
아마도 요즘 인문 분야에서 최고로 '핫'한 책이 아닐까 싶다. 출간된 지 며칠만에 절판되어 2쇄를 찍고 있다는 소식을 얼핏 보았기 때문이다.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비평가이자 사상가"라고 소개되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고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책을 접해본 적은 없다. 이번 기회에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3. <속물 교양의 탄생>
작년 출판계를 결산하는 글을 보니 메이저 출판사들에서 내놓은 여러 세계문학전집의 기획을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고 있었다. 가히 세계문학전집 시대의 부흥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전집이 나오고 있다. 나란히 책장에 꼽아놓으면 아주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보일 정도로 이쁜 표지를 두르고 나오다보니 읽을 생각이 없던 책도 구입하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이 때문인지 "식민지 근대의 풍경 속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유통되는 ‘명작’과 ‘교양’에 대한 욕망의 연원을 찾는다."는 이 책의 소개글이 눈길을 끈다.
4. <사이언스 이즈 컬쳐>
과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과학책들을 자주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비전공자의 한계 때문인지 어려움에 부닥칠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쉽게 붙잡고 물어볼 수 있는 과학전공 친구가 한 명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은 "과학자 대 비과학 전문가가 토론의 짝을 이뤄, 각자의 영역에 서서 ‘공통의 주제’에 접근"한다고 하니 내가 가진 궁금증을 누군가 대신 물어봐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5. <움직이는 사물의 비밀>
집에서 혼자 이것저것 뚝딱뚝딱 만지고 고치고 하는 일들을 좋아하다보니 이건 나를 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취미공학에 관심이 많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로 응용할 수 있는 기계공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 풍부한 예제로 풀어내는 쉬운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기술에 관한 배경 지식 없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책소개만 읽어도 흥분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