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이 블록을 맞춘다고 전등은 죄다 켜놓고, 목욕하고나서 옷도 제대로 안 입고 몰입을 하고 있었다. 정작 선물 받은 민은 약간 졸리운지 반쯤 눈이 감겨 있고.

- 민, 생일 지나면 몇살이야? 
- 다섯살
- 여섯살 아닌가? 생일 지나면 한살 더 먹으니까... 
- 다섯살도 생일 있어.
- 그렇긴 한데(무슨 얘기를 더 하려다 이모 보고 이해도 못한다고 할까봐 가만히 있다가) 그런데 큰 이모는 민한테 무슨 선물 해주지?
- ......
- 뽀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 그럼, 편지?
- 응.
- 그럼 이모는 편지 써줄게. 누나한테 읽어달라고해.(그런데 민은 편지가 뭔줄 아는걸까?)

 요즘 연필 잡고 뭔가를 쓰는 민. 구멍이 많이 뚫린 사람 그림이 다인줄 알았는데 이 아이가 글을 쓰고, 숫자를 읽는게 좀 신기하다.
  

 애들 엄마도 지희 때는 안 그랬는데 고집불통 민이 뭔가를 해내고 할 수 있다는데 놀라는 눈치다. 게다가 민은 친구들이랑도 사이가 좋다. 네살때라면 상상도 못했을 일. 유아들끼리 치고 박고 하는게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민 덕분에 가능하다는걸 알았단 얘기를 해주고 싶다. 정말! 이제 지민이가 6살이 됐다. 6살의 민은 어떨까.

 지희가 누워서 장난을 치길래 민에게 물었다.
- 아들, 누나는 어디가 제일 예뻐? 
- 다 예뻐.
- 그럼 이모는?
- 안 예뻐.
- (지희가 거든다.) 지민아, 그래도 하나 정도는 말해줘야지.
- ....

 블록 조립은 끝날줄 모르고 민은 지쳤는지 잠들어버렸다.

 지민아, 생일 축하해! 지민이 말대로 벤치에서(집 밖에서 생일 잔치를 해야한단다.) 촛불 호~ 끄면서 생일 축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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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9-05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 어구 귀여워, 지민이. 레고 조립 (블럭인가요?) 앞에 놓고 잠든 모습이 정말 그냥 못 지나가게 만드네요.
생일 축하, 이모가 대신 받아주세요.
일곱살? 음~ 역동적인 나이지~ ^^

Arch 2009-09-05 22:38   좋아요 0 | URL
여섯살인데~ ^^ 감사해요! 꼭 전해줄게요.

뷰리풀말미잘 2009-09-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민아, 그래도 하나 정도는 말해줘야지." ..라니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ㅎㅎ 우리 아치님이 얼마나 예쁜데.

Arch 2009-09-05 22:38   좋아요 0 | URL
옥시누이라고, 보통이 아녜요. 흐흐~ 미잘만 나 예쁜거 안다니까, 아무도 몰라. 시어머니도 몰라.

프레이야 2009-09-06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하나 정도는 말해줘야지라니.. 깜찍해요.
여섯살 생일 맞은 귀여운 민이에게 축하인사 전해주세요.
(꽤 여러해 살았구나.^^)

비로그인 2009-09-0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생일 축하한다'고 하더라고 전해주시오~ ㅎ

Arch 2009-09-06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정군님 꼭 전달해줄게요. 감사드려요^^

2009-09-06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Arch 2009-09-06 21: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생각했어요^^

순오기 2009-09-07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민이 생일이군요. 축하축하~
여섯 살이라니, 벌써~~ 생일선물을 편지로 때우려는 이모가 이쁠데가 있겠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