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락사스 - 지젝 따라하기

이거 왠지 좀 따라해야할 것 같은데 전혀 풍자 속성 과정에도 못미치는 주제라... 얼마 전에 프루스트의 설문도 해서 일관성을 가져야하는데 기억도 안 나고, 그런데도 한다고 이렇게 폼을 잡으니...

가장 했복했던 때는?
 핑퐁하듯 대화가 잘 통하는 순간

가장 두려운 것은?
 고통스럽게 죽는 것.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것.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동네 똘마니랑 논에다 불을 지핀 일.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멘토. 쿨-그런 쿨 아니다-하고, 주제파악 잘 하고, 현명하고, 멋있다. 이건 인상일 뿐이고. 사회적인 문제에 왜 관심을 갖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멍청한 질문만 해대는 나를 진득하게 기다려준점? 존경은 차마 내가 도달 못하는 지점을 아우르는 존재감도 있겠지만 내겐 같이 발을 맞추며 자라는 면이 더 크게 다가온다.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솔직함을 이유로 오만방자함을 일삼는 행태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모든 감수성이 마비되어 있는데 지금 입은 그나마 살아서 말하지 않냐고 하는 점.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두칸 뿐인 화장실. 사람들은 밀려들고, 물은 안 내려가고, 계속 내려도 안 내려가고, 급기야 밖에선 웅성웅성. 뿅하고 사라지고 싶었다. 결국 그들에게 외쳤다.

 남자 화장실을 쓰시면 안 될까요? 물이 안 내려가요.

다른건 모르겠고, 건축가 중에 여자가 더 많다면 이런 당혹은 안 생겼을텐데싶은 생각까지.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노트북.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치기와 유치와 매번 똑같은 내용의 반복인 과거와 현재의 일기장.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걸 훼손하고 낭비하는 사람들을 볼 때.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다 좋은데?  굳이 하나 들자면 특정한 순간 마귀할멈처럼 얼굴의 모든 근육이 꿈틀거리는 것?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웃을 때 어깨를 들썩이는 것.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바니걸 차림. 브리짓 존스의 뒷태가 나오겠지만 잠입 취재가 성공한다면 뭐, 성공해도 별거 없잖아. 다 했던거라고!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공기 좋고 산 좋고 물 좋고 옥찌들의 와글거림이 한창인 군산에 산다는 것?


부모에게 빚진 것은?
 받을 것만 있다고 셈해왔는데 아빠가 요새 주판을 튕기신다.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옥찌들, 다루기 쉬운 아이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난 이모를 용서해줘.

사랑의 느낌은?
 아직 모른다. 앞으로도 모를 것 같다. 괜히 웃고 다니는건 사랑 때문이 아니라 습관이고, 맘이 쿵쾅거리는건 지병인 촉살맞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책, 책 속에서 번득이는 그 누군가. 

좋아하는 냄새는?
 잘 안 씻고 난 후의 끈적한 내 냄새, 옥찌들의 아기적 냄새, 지금은 땀나면 나랑 비슷하다.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예전에 채팅으로 바람핀 와이프를 응징한다는 아저씨가 같은 방식으로 채팅을 해서 여자들을 꼬셔 물 먹이려고 미끼를 던지면서 '보고싶다'란 말을 한적이 있다. 그 후로 말은 말이지만, 확실히 말일 뿐이란 생각에 가끔 남발을 일삼았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전두환. 차라리 조용히나 있으면.

당신의 최악의 직업은?
  가사 전담반. 끊임이 없는데 표가 안 난다.

가장 큰 실망은?
 안 한게 아니라 어쩌면 못한거란 것.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아이들의 인정이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독고다이 정신을 유지했음 싶던 학창시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동생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던 시절로, 지금과 같은 깡이라면 그때 아빠를 설득하고도 남았다. 


어떻게 쉬는가?
 뒹굴거리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막춤을 춘다. 쉽게 넘겨지는 책을 보거나 야한 글을 써본다.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그때 그때 다르다. 아직 공식적인 파트너가 없다. 벽보고 하는 섹스라면 상상력이 움찔댈때마다 곧잘.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한 여름,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던 와중에 낮 12시에 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릴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미련한걸로 군산 최고!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설득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무언가를 제대로 설명해낼 수 있는 논리력.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체육대회 때 어거지 춤으로 장기자랑 3등 먹은 것? 촛불 집회 머릿수 하나 채운 것? 업적이 있을리 없잖아.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가장 행복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무언가를 미루기엔 삶은 불확실하다.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나도 변태다(당신이 상상하는게 맞다.)

 우리가 하는 노력과 의지와 소망들이 헛되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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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8-2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이건 대박인데요. 마지막 대답. 전 한가지로만 상상한다요 =333

Mephistopheles 2008-08-21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여자 화장실의 좌변기 갯수도 건축계획에 맞추는 거랍니다. 일예로 남자 화장실 좌변기가 3개 소변기가 4개..면 여자 화장실에 좌변기는 무조건 7개 이상을 설치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음 그리고 시니에님은 born to be beauentea 십니다.

웽스북스 2008-08-2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 그런 딴스실력을 감추고 있었단 말이죠오오오

Arch 2008-08-21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간만에 웃으시니까 좋은데요.^^/ 메피님, 정석을 안 지키니까 하는 말이에요. 좌변기 수만 같아요. 그리고 beauentea이거 전 무슨 스페인언줄 알고 막 네이버에 쳐보고. 아직 메피님 유머 버퍼링이 덜 돼서 말이죠./웬디양님 전에도 썼지만 그런거 아니래도. 아마 차후에 춤얘기를 좀 더 하게 될 것 같아요.^^

다락방 2008-08-2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시니에님.
저는 꿈에서는 허구헌날 섹스를 해요.
동성이랑 하기도 해요. 후훗.


재밌게 읽었어요.
:)

Arch 2008-08-21 22:0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오랜만^^ 이에요.
이런...
굶다 보면 헛게 보인다더니 꿈에 나오는구나.
그러니까 질문 답변이, 난 허구헌날 해요. 동성이랑도 해요.
그런데 꿈이에요.
남일 같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