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들이 간다고 한껏 안 부리던 멋을 좀 부려먹고 있는데 어린이집 가려고 준비하던 옥찌가 다가오더니 말했다.
-이모, 치마 입었네. 오~ 이쁜데. 그런데 옷이 검정색이야.
-응, 이쁘지?
-속옷도 검정색인 것 같고.
-(예리하군) 응. 이상해?
-머리도 검정색이야.
-머린 원래 검정색이잖아.
-좀 추접스러운데.
-(패션 센스는 엿바꿔먹은 나로선 난감해져) 응? 뭐가...
-아니, 색을 다 검정색으로 맞추니까 추접스럽다고.
-그래? 그런데 그런건 대체 어디서 배운거야?
-딩동댕 유치원에 다 나왔어.
-희안하네. 유치원 프로에 그런것도 나오나?
-그나저나 좀 추접해.
-가방이랑 신발은 다른색인데 괜찮을까?
-글쎄.
옥찌는 평소에 치마에는 샌들, 캐쥬얼한 옷에는 운동화를 신을 정도로 패션 감각이 정직하다. 옷색도 얼마나 다르게 맞추려고 하는지 유재석의 3컬러 코디법을 배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음엔 옥찌의 의견을 물어가며 옷을 입도록 해야겠다. 아니면 최신 패션 트렌드를 알려주는 딩동댕 유치원에서 팁을 얻어야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