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의 <홍수>가 생각나는,
억수같이 쏟아진다!라고 하는 표현에 걸맞는.
빗 길을 뚫고 가는 차안에서
문득 이대로 그만 모든 것아 멈춰 버려라.
라고 주문을 외웠다. 그 간절함에도 아랑곳 없이
시간은 공간의 담을 어물쩍 넘어버렸고,
말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그 말 같지 않은 상황
마법이 통할 것 같은 그 시간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다.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권을 읽다 말았는데,
2권은 읽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읽은 듯한 기시감이 들었고,
그냥 '나'를 읊조린다고 생각한 그 것이 책 속의 내용이었던 모양이었다. ㅈㅈ
졸라를 다 읽지 못해서 다른 책들이 섞여들 물리적 틈새와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변명일뿐이고
그냥 도무지 아무 것에도 멍한 날들.
그 섬에선 소식이 날아왔다.
장마를 몰고 오는 꽃들이 잔뜩 피었다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