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돌이는 화가 비룡소 창작그림책 5
이호백 글.그림 / 비룡소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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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백의 그림은 부드러움으로 다가온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와 '도시로 간 하마','쥐돌이는 화가'는 각기 다른 주제와 다른 캐릭터의 동화이지만 그가 어떤 색을 썼건 어떤 필치로 그렸건, 그림이 주는 포근함은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쥐돌이는 화가'가 세상에 나온 것은 96년 여름인데, 이 책은 막 나온 신간의 냄새가 풍긴다. 그림이나 색채가 그만큼 세련됐다는 느낌이다.

단순하며 장난끼 있어보이는 쥐돌이 캐릭터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기 쉽고, 생활에서 빚어지는 일화가 아이들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독자가 동화되기 쉬운 설정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이가 가진 기질을 발견하고 장려한다는 내용이 자연스럽다. 또 그런 여지를 발견할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라는 메시지와 그런 상황이 조성될 때 그것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어떤 식으로 펼칠지 준비하는 힘이 생긴다는 스토리를 읽어 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읽지 않은 '쥐돌이는 음악가'.' 쥐돌이는 연극배우' 도 기대 된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페이지는 배경 그림이 없다. 날아가는 비둘기에 한 눈을 팔며 엄마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가는 쥐돌이의 모습은 첫 장면으로 아이들의 흥미을 끌기에 적당하다. 아이들이 심호흡을 하고 책의 세계로 빠질 수 있는 여유를 준다는 점에서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만큼이나 편안한 시작이다. 연이의 나오는 삽화의 배경도 우리네 사는 모습과 너무 비슷해-신발장위의 인라인 스케이트따위- 유럽이나 미국의 그림책 보다 이질감이 적고, 같은 이유로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서도 어른이 당당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얘기하면서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점은 장정이다. 책 등부분을 천으로 커버했는데 책을 만질 때의 느낌이 새롭고 책꽂이에 꽂았을 때 다른 책과 차별성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들이 책꽂이에서 책을 꺼낼 때 만져지는 촉감이 책의 내용과 관련해 신선한 자극을 줄 만해 창의성을 키우는 책의 장정으로 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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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품은 여우 내 친구는 그림책
이사미 이쿠요 글.그림 / 한림출판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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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품은 여우'의 표지 만을 본다면 선뜻 유아 그림책으로 선택하기 힘들 수도 있다. 유행이 지난 듯한 색상과 너무 사실적으로 그려진 여우의 눈빛이 무서워서이다.그런데 여우의 머리위에 앉은 아기새의 귀엽고 초롱한 눈빛과 앙증맞은 발톱을 본다면 독자는 아기새와 여우의 관계가 틀림없이 궁금해질것이다.

다람쥐,오소리,족제비, 산 새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숲 속의 정경을 동물 중심으로 잘 묘사했다. 동물들의 눈 빛과 표정이 살아 있고, '털을 하나 하나 그렸어요'라고 표현한 아이들의 말처럼 사실감이 돋보인다. 그런 사실적 묘사의 이면에 밝고 따뜻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살아 있음이 느껴지는 것이 또한 이 그림책의 특징이다. 나무와 잎을 표현함에 있어 투명 수채화의 부드러움이 살아있고,밤을 묘사한 색상이 주는 신비함, 숲 속 여기저기에서 피어 있는 엉겅퀴, 제비꽃, 찔레꽃,민들레와 애기똥풀 꽃에서 작가의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모양 흉내말과 소리 흉내말이 적절히 들어가 있고, 한 페이지에 있는 글자수와 크기가 유아가 받아들이기에 적당한 것도 이 그림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여우에 대한 편견이 없는 시기에 책을 읽는다면 저자극의 재밌는 숲 속 이야기 그림책으로 읽혀지겠고,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진 아이들이 읽는 다면 그 편견을 깨는 새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 먹기 위해 알을 품었던 여우가 알이 깨고 나서 겪는 심리 변화와 작은 숲 속 세계가 정감있게 펼쳐져 아이들에게 따스한 감수성을 심어주기에 적합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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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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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나라에 불고 있는 환타지 동화의 열기는 해리 포터가 몰고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우리는 청소년기에 '모모'나 '끝없는 이야기'를 그쳐 왔기에 지금 환타지 열풍에 동참하기에 더 스스럼이 없으리라. '모모'류와 분위기가 다른 또 한 권의 환타지 '한 밤중 톰의 정원에서' 역시 '시간'의 얽히고 설킴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독자가 한참을 읽어가야 그나마도 꼬인 시간의 실타래를 풀어 낼 수 있지만 뒤에 가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해결을 위한 복선과 암시들은, 다시 한 번 더 읽을 때 더 마력을 발휘한다.특히 톰이 해티와 얼어 붙은 강을 지치며 옆의 도시로 짧은 여행을 하는 부분은 이 동화가 시간 여행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는 점과 상통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현실감으로 다가온다.'한 밤중 톰의 정원에서'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절절히 느끼게 하는 책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으로 갈 때의 괴기스러운 신비함. 시공을 넘나드는 의식의 자유로움은 독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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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 비룡소의 그림동화 65
러셀 호번 글, 릴리언 호번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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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는 잼만 좋아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들의 편식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동화이다. 잼 샌드위치만 좋아하는 프란시스에게 계속 잼 샌드위치만 먹게 해서 질리게 한다는 내용인데 그 과정이 자연스럽고도 익살스럽다. 그래서 아이들도 부모도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입말을 사용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현장감이 있고 매우 친근하며, 프란시스가 중간 중간 읖조리는 노래는 프란시스의 심리 변화가 잘 드러나 있어 아이들이 책 속으로 푹 빠져 들게 하는 힘이 있다.

편식 습관을 고쳐주고 싶은 부모가, 아이에게 윽박지르거나 훈계하지 않고도 지혜로운 방법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에게도 솔깃한 내용이며, 삽화도 이야기와 잘 어울려 포근함을 준다.가재 샐러드, 호밀 샌드위치, 까만 올리브가 우리네 정서에 맞지 않지만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학교 급식을 힘들어 하는 초등학교 일학년 학급 문고에 한 권쯤 꽂혀 있으면 좋을 만한 책이다.

굳이 독서 연령을 구분하자면 4세~8세 정도이지만 10세 정도까지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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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강 - 눈높이 저학년문고 9 눈높이 저학년 문고 (구판) 9
김도희 글, 그림 / 대교출판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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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 동화는 현대가 배경인 생활 동화가 대부분이다.그런 중에 '악어의 강'은 옛날 인도가 배경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만하다.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가 인도에서 그림 공부를 한 사람이라 인도의 향기가 책의 전반에 흐른다.자연히 인도 신화를 채록한 듯한 신비로움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벌레 한마리 죽인 적 없는 착한 심성을 가진 마니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사람으로 돌아 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 하는 용기와 사랑을 보여준 죠나쉬,수행으로 과거와 미래를 내다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수행자 사두, 딸의 입장에서 행복을 바라고 주위 사람을 도울 줄 아는 마니샤의 아버지 한스, 사람이 된 것에 족하지 않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을 계속하여 결국 완전한 깨달음의 세계로 들어간 악어 왕 라오의 태도는 지은이가 어린이들에게 제시한 이상적인 인간형이라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아이들이 좀처럼 생각해볼 여지가 없는 수행자의 세계라든가 악어가 된 사람, 사람이 된 악어등의 요소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가리란 생각이다. 책을 읽고 아이와 사랑, 용기, 지혜, 수행, 명상등의 주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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