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발레리나 타냐
이치카와 사토미 그림, 페트리샤 리 고흐 글, 장지연 옮김 / 현암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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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일곱 살 된 딸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고 싶어 안달이다. '어린이와 그림책'을 읽고 어린이 그림책에 대해 새로이 눈을 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일곱살 난 나의 딸아이는 그림책 읽어 준다는 엄마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 벌써 엄마 무릎을 떠나 홀로 읽기에 눈을 뜬 탓도 있겠지만, 컸다고 엄마를 귀찮아 하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어 서운함이 있었다. 그런데...우리 딸이 '엄마! 읽어 주세요'하며 스스로 들고 온 책이 '꼬마 발레리나 타냐'이다.

오랜만에 기꺼이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떠 딸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읽어 준 책- 타냐. 그 표지엔 자기에게 두 치수 쯤 큰 언니 옷을 입고 엄마 스카프를 휘날리며 발레를 한답시고 방안을 뛰어 다니고 있는 우리 딸의 모습이 있었다.딸을 키우는 엄마들과 그 딸들이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 타냐. 공감한다는 것 만큼 책에 흥미를 느끼는 요소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밝으면서도 달뜨지 않은 인디언 핑크의 차분한 색조와 타냐의 귀엽고 우스꽝스런 몸짓에서 나는 '우리가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키우고 있구나' 새삼 육아의 기쁨을 찾아 느낄 수 있었다.

플리엣이나 아라베스크 따위의 발레 용어도 자연스럽게 내용에 묻혀서 이제 막 발레를 배우는 아이들에겐 '공부'의 효과도 있겠다. 엉큼한 엄마들의 발레 복습 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는 예쁘고 재미있는 동화이다. 타냐를 생동감있게 창조한 작가 이치카와 사토미에게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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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야기 - 찔레꽃 울타리 찔레꽃 울타리
질 바클렘 지음, 이연향 옮김 / 마루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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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야기'는 마루벌에서 나온 찔레꽃 울타리 시리즈 4권 중의 한 권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읽기에 또는 내가 읽어 주기에도 글이 좀 많다 싶은 시기에 순전히 엄마 욕심으로 구입한 책이다. 처음 책을 본 순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책이었던 것이다.

'봄 이야기'는 머위의 생일을 찔레꽃 울타리 마을에 사는 이웃들이 작은 소풍을 준비해 축하해 주는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는 가족 사랑, 이웃 사랑의 모습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소박하고 정감이 넘치는 내용을 따뜻함이 느껴지게 풀어 놓았고.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표현했다.우리 아이와는 숨은 그림 찾기를 했을 만큼 구석구석 세세한 묘사가 놀랍기만 하다. 그래서 보고 또 봐도 새로 찾을 거리가 있는 마술 상자 같은 책이기도 하다. 이 그림책의 잔잔한 느낌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가는 것은 그림의 배열이다. 글자와 그림의 구성이 다양하고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어서 안정감 속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그림이 일품인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어휘의 부드러움이다. 읽어 주기에 적당한 어조로 쓰여 있기도 하지만, 어휘 하나하나에 살갑게 정이 가서 좋아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주인공 이름은 머위. 돌능금나무에 사는 사과 할머니, 나무 딸기, 저장 그루터기, 딱총 나무 덤불에 사는 까치 수염 아저씨... 이런 어휘들만으로도 이 그림책이 단 시일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자연을 오래 들여다 본 사람이 자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쓴 역작임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나는 머위, 눈초롱, 바위솔...이런 이름 앞에서 왜 우리 아이 이름을 이렇게 짓지 않았나 통탄한 바 있다^^. 그럴 정도로 찔레꽃 울타리 마을은 내가 살고픈 동네다. 꼬마 아이의 생일에 동네 사람이 모여 소풍을 가고, 풀잎으로 짠 보자기를 펼치고 음식을 내놓는 정경이야말로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다. 내가 아이와 함께 이 그림책을 공유함으로써,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엄마의 이상을 마음에 담을 것이고 그것이 자연스레 아이의 삶에 반영되리라. 그것이 아이의 눈높이를 어른의 눈높이로 끌여 올려서가 아니라, 내가 아이의 눈높이로 낮아져서 읽히는 것이기에 더욱 기쁘다. 이런 기막힌 삶의 체험을 그림책을 읽어 주며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라일락 나무 한 그루의 향기가 온 동네에 진동하는 이 봄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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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마리 고양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
완다 가그 글 그림,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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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봐도 그림이 특색있는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제목 역시 그러했지요. 백만마리의 고양이-. 제목이 주는 호기심 또한 만만찮았지요. 백만 마리의 고양이를 읽고 나면 옛 이야기 한 편을 잘 들은 듯 여겨집니다. 왜 그런가하고 까닭을 살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가 행복하고 살고 있었지만, 적적해서 한 마리의 고양이라도 키우길 소원하게 되었다. 이런 시작이 우리의 옛이야기에도 발견되는 설정이라 친근함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한 마리의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고개를 넘고 넘어 다다른 곳은 고양이가 수억마리가 있는 곳이었요. 일종의 이상향이었지요. 할아버지는 이상향을 현실 속 할머니 곁으로 옮겨 오고 싶어합니다. 할아버지가 수억마리의 고양이의 할머니 곁으로 데려 온 순간 현실은 꿈을 깨게 해주죠. 이 많은 고양이들이 우리 집까지 먹어 치우겠어요-.

하지만 옛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따로 있지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어머니를 잡아 먹은 호랑이를 굳이 잔인하게 인식하지 않은 것처럼 그 많은 고양이가 자기들끼리 먹고 먹혀서 작고 초라한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만 남게 되었단 겁니다. 따지고 들면 그 새끼 고양이가 최후의 승자란 얘긴가?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들지만 그냥 두루뭉실 넘어가는 것이 또 옛이야기의 매력이란 생각이 들지요. 그런데 그 작고 초라한 고양이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 세상에서 제일 이쁜 고양이가 되었다는 결말도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에서 훈훈한 교훈?을 남겨 줍니다

다 읽고 나서 작가에 대해 알아 보았더니 특이한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더군요. 작가는 미국 속의 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 이민이 많은 지역에서 자라 그 곳이 옛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 들은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그림책으로 냈다니 그림책이 독특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완다 가그의 그림은 생각을 펼쳐주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가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부드러운 리듬감이 느껴지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구름이 떠다니는 느낌 강물이 흘러가는 느낌이 듭니다. 구름의 배열이나, 굽이굽이 산 길,나무에 매달린 고양이, 할아버지의 수염의 실루엣이 일체감이 있습니다.그런 그림에서 저는 떠도는 자의 이미지가 읽혔습니다. 단순하게 그린 듯하면서도 섬세한 이미지가 많은 울림이 있기도 했구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우리도 그 수 많은 고양이 무리 속 한 마리가 되어 할아버지 뒤를 따라 굽이굽이 산 길을 걸어 보고 싶은 환상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림책의 그림이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는 얘기를 저는 이 그림책에서 체험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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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딱지 사계절 중학년문고 1
강무홍 지음, 이광익 그림 / 사계절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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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은 참 어중간한 나이다. 저학년은 당연히 아니고 고학년이라고 쳐주긴 하지만 아직은 3학년과 묶여야 더 어울릴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뾰족한 자아가 고개드는 나이. 사계절에서 중학년 문고라는 딱지를 붙이고 나온 '깡딱지'를 보았을 때 '그래 이거야'하는 무릎쳐짐이 있었다.아직 3학년의 울타리에 한 발을 못 빼고 있는 4학년 초반의 아이들이 딱 걸렸어 할만한 사이즈와 두께 그리고 글자 크기 그리고 그림, 내용 모두 다 초등 중학년이란 어감에 너무 맞는 그런 책이었던 것이다.

깡딱지, 강무홍. 책의 제목이나 작가의 이름이 어김없이 남성적인 얘개를 연상케 한다. 물론 남자아이가 주인공인 책이다. 그러나...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가 너무 재밌다며 하룻 밤에 거듭 두 번읽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재밌나 하고 어른인 내가 손이 가게 만든 책.

친구란 무엇인가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친구랑 어울릴만한 시간을 갖고 살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 사춘기의 친구란 부모나 형제보다 더 애틋한 느낌을 갖게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던가 생각하니, 지금 우리 아이들은 참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내 아이가,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모든 것을 다주어도 아깝지 않을 친구를 만들고 싶은 소망을 가졌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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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왓? 9 박쥐는 왜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잘까? WHAT왓? 자연과학편 9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왓스쿨(What School)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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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풀나풀, 팔랑팔랑 아름다운 나비일기'
'초음파 사냥꾼 박쥐'
'초롱초롱 피어난 초롱꽃'

<...나비일기> 책 속에는 나비와 박쥐와 초롱꽃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가 있다. 곤충, 동물, 식물에 대한 세 이야기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달팽이 과학 동화 시리즈를 읽힌 분들이라면 다음 단계의 과학동화를 찾고 있었을 것이다. 파랑새 어린이에서 출판 된 '민들레 자연 과학 동화'시리즈는 유아에서 초등학생으로 갓 넘어 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자연 과학 동화 시리즈이다.

곤충과 동물, 식물을 한 꼭지씩 엮은 편집 방식이 신선하며 이야기 내용도 동식물의 생태를 잘 알 수 있게 쉽게 씌여졌다. 삽화를 넣은 방식도 시원하고 자연스럽다. 형식면에서도 큰 글씨와 작은 글씨 리듬감 있는 짧은 동시등이 적절히 섞여져 있어 과학 동화가 주는 딱딱함이나 지루함을 덜어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표지에 세 가지 이야기가 있다는 암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제목과 그림으로 과학동화라고 알 수 있는 책이 나비 이야기만으로 이렇게 두꺼운-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한 가지 이야기라고 한다면- 이라는 느낌을 받으면 아이들이 책을 집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세 가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라는 것을 표지에서 알 수 있으면 더 호기심을 자극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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