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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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넘 넘 피곤해서,

한숨을 푹푹 쉬다가.이번 주에 대체 뭐했지? 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거다. 어제도 그제도 그그제도.

치매 검사를 해봐야 할 판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와 달력을 보며 복기 시작.

조금이라도 뒤적거린(만지작거린)책들을

모아 놓으며 기억 회복을 시도한다.

바쁜 3월 시작 전에 이렇게 피곤하게 몸을 굴리다니,

음..하나마나한 소리지만, 일단 3월 한 달은 조신모드.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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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과의 첫 인연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었다.

<자전거 여행>이 절판이던 시절, 수시로 검색을 해서

건대점, 분당점, 강남점, 신촌점을 마다 않고

<자전거 여행>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렇게 해서 한 다섯 권을 쯤을 모은 것 같다.

내가 좋으니까 무조건 사두고 

나만큼 좋아해줄 친구들에게 선물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중고서점이 오픈했다 하면

그냥 한 번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오늘은 마침 북한산 인근에서 약속이 있었다.

어제 밤에 미리 검색을 해서 살만한 책을 골라두고

연신내점에 들렀다.

다른 매장들은 보통 지하에 있는데,

연신내점은 계단을 조금 올라가는 1층.

다른 매장에 비해 넓다는 느낌은 안들었지만,

일단 테이블이 길게 많이 있어서 좋았고, 밝고 환해서 속이 시원했다.

한 시간쯤 책구경을 하고 욕심껏 뽑았다가 다 두고,

<염소의 축제1,2>만 구입했다. 완전 새 책이다.....^ㅡ^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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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7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27 22:31   좋아요 0 | URL
네 그렇죠 오늘은 많이 자제^^;;
 

어릴 때 부터 나는. 늘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연극배우 되기. 정도는 아니고, 연극 한 번 해보기였다. 초등학교 학예회에서 금붕어 역할을 한 이후로 내겐 그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삼십대 중반까지도 취미 삼아 놀러 다니는 정도의 동네 아줌마극단 같은 건 없나, 찾아 보곤 했었다. 더 적극적으로 찾아 보지 않았던 건, 정말 그런 극단이 있는 경우 보나마나 허구헌 날 연습한답시고, 새벽에 귀가하는 내가 상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뭐 딱히 주부나 엄마가 되었던 것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스스로를 나름, 단속하고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도 그 어떤 허영심, 욕망 같은 것은 단속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잊었을 뿐 늘 내 안에 있었던 듯. 그래서 그런 마음들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 책이 더 재밌고, 그림이 더 보고 싶고, 여행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같고, 어떤 공연 속의 대사 한 마디, 표정하나가 더 다가 오는 것 같다. 문장 하나, 그림 한 점, 풍경 한 컷이 눌러놓았던 그 욕망들 때문에 더 아프게 더 아름답게 더 쫄깃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 문득 생각한다. 눌리키는 것, 눌러 놓는 것에 대해 그렇게 억울해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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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2-26 11:02   좋아요 1 | URL
오오~~~기회가 닿았으면 연극배우의 쑥님을 접했겠어요?^^
아닌가?너무 유명해지셔 어쩌면 쑥님을 이곳에서 못뵈었을 수도??ㅋ

금붕어 이후로 배역을 맡지 못하신 것은 실로 유감스럽군요ㅜ
갑자기 우리 딸 한 명이 유치원 학예회 뮤지컬때가 생각나네요
토끼와 거북이 였었는데 토끼3이라더라구요?
3이란 숫자가 좀 의심스럽긴 했지만 토끼 주인공을?하면서 보러 갔더니 대사하는 진짜 토끼는 따로 있고 곁에서 토끼 세 명이 주인공 토끼의 극한 대사 때마다 만세!하면서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춤 추는 역할이었어요^^
그래도 딸은 좋아라~~집에서도 문 걸어 잠그고 지금도 연극연습을 하곤 하더라구요^^

2016-02-27 00:36   좋아요 0 | URL
그때 4학년 언니야가 예쁘게 입을 뻐끔 거리는 법을 지도해주곤 했어요. 열심히 따라 했던 기억이^^;; 대사는 없었네요ㅋ
 

상처가 아물기 전에 딱지를 뜯어내며 써야하는 소설

 

이 원고는 박완서 선생의 새 소설 <그 산은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출간을 계기로 이루어진 인터뷰의 결과다.

 이 소설은 1992년 가을에 출간되어 그동안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웅덩이를 파놓은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마지막 문장을 이어나가는 소설이다. 코흘리개 소녀의 기억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부터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의 습격으로 상처받고 헤매면서 그리는 삶의 무늬가 현란하달 정도로 슬프고도 아름답다. 어쩌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소설임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한 말인지 모른다. 어떻게 감히 그 신산했던 한 사람의 기억을, 아니 그 가족사 전체를 통해 배어나오는 우리 모두의 과거를, 풍속과 역사를 그토록 간단하게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그것을 소설이라고 한 것은 염치없는 우리 독자들에게 간단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해주기 위한 어떤 것은 아닐까.

 박완서 선생과의 만남은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소설이라는 쪽문을 통해서 자신의 기억을 드러낸 사실(그렇지 않은 소설이 또 어디 있을까)을 가지고 무슨 이갸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역시 할 만한 이야기는 다 한 것이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는 그 어떤 곳에서도 역시 드러내지 않는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닌가. 이제 노경에 접어드는 대작가에게 시를 공부하는 한 애송이 청년이 할 일이란 역시 그 주변에서 서성이다 그 그림자나 엿보는 일일 것이다. 그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어려운 시간을 만들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47

 

아..지난 주말 맨발로 집을 뛰쳐 나간 이후로 과음의 나날을 보내고 어제 늦어서야 귀가하였다. 입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자야하는 상황이었던가 하면, 어젠 세수도 못(안)하고 외출해서 하루종일...노숙 주간이 따로 없었다. 

아침에 잠이 깨자마자, 오늘 부터 정신을 좀 차려야지. 하면서 머리 맡의 책에 손을 뻗쳐 아무 페이지나 펼쳤다. 인터뷰집을 읽는 것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둘 다를 만나는 일. 오늘 펼쳐진 곳은 시인 장석남이 인터뷰한 부분, '상처가 아물기 전에 딱지를 뜯어내며 써야 하는 소설' 이었다. 위의 인용에 이어지는 본문 제목이 '감미로운 침묵과 맑아오는 정신'이다.

나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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