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상투성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진부할지라도 그 단어 그 표현이라야만 그 느낌에 맞을 때가 있는 것. 그리고 상투적인 표현만 아는 사람에겐 상투성 말고는 대안이 없다.지난 주 이후로 상투성.기시감 이런 단어들을 애정하게 되었다. 멀리해야 하는 단어들인데 더 좋아져 버린 것.

잠이 안와서 이어폰 끼고 강의 듣고 있다. 잠이 안오면 시라도 와야하는데...

내일 읽을 책을 정했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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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을 위해 책을 찾아 읽다가 발견한 <홋카이도 보통열차>는 뮤지션 오지은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지은은 내겐 늘 불안하고 어두운 음악을 하는 사람 정도로 기억되었는데,  홋카이도 보통열차에는 활기차면서도 연약한 소녀 같은, 하지만 대찬 그녀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글 참 잘 쓴다.의 느낌. <익숙한 새벽 세 시>는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아주 좋은 반응인 걸로 안다. <홋카이도 보통열차>의 감성과 필력으로 본다면, 그 이후 5년여가 더 지난 그녀의 성숙한 필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홋카이도 보통열차>가 소심하지만 발랄하면서도 줏대있는 소녀감성이었다면,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은 옆 집 친한 언니의 감성이었다.싱어송라이터들이니 그 감수성이야 말 해 무엇하랴마는.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을 읽으면서는 정말 나랑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평소 양양의 노래, '그 정도' 나 '여행자'를 좋아하긴 했지만, 내가 쓴 산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녀와 나는 비슷했다.그럼 나도 쓸쓸한 사람인 걸로..ㅎ

 

친숙하다. 다정다감하다. 따듯하다. 이런 느낌들이 가득한 뮤지션 양양의 산문집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요조는 워낙 유명한 인디뮤지션이라. 정말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도리 가는 길'을 찾아 들으려고 동영상을 찾다가 동영상에서 '하도리 가는 길'을 부르는 요조 발견. 노래 부르는 분위기와 음색이 좋았다. 그리고 요조는 요즘 '책방 무사'의 주인장이 되어 열심히 책을 팔고 있다. 작은 책방 주인인 뮤지션. 어제 잠시 도서관 들렀다가 이 책 <요조 키타 등등>을 발견. 자신의 곡에 대해 짧은 느낌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악보가 실려 있는 책이었다. 위의 다른 뮤지션들의 책들이 여행과 일상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보다 더 노래이야기에 충실한 책이다. 시로도 노랫말로도 산문으로도 읽히는 봄책이다,

(요즘 봄에 사로잡힘 ㅎ)

 

 

 

 

 

위의 선배 뮤지션들에 비하면 임수진. 가을방학의 계피는 가장 후배가 아닐까.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장 덜 알려진 뮤지션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도 좋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마스다 미리의 책들이 많이 읽히고 있는데, 계피의 책은 그런 느낌의 책이다. 일상에 늘 내재 되어 있어 그냥 지나가거나, 모르거나, 하지만 늘 우리를 괴롭히는 어떤 느낌들, 사건들, 갈등들을 굉장히 잔잔히 묘사한다. 가을방학의 노래들 만큼이나 맑고 청아한 산문들이다.

 

대체로 뮤지션들의 산문집을 읽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었다. 본격 글쟁이들이 아니라는, 기대감에서 시작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녀들은 시인 이상의 감성을 가지고 일상을 바라보고, 일상을 살면서도 예술을 추구하는 치열함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살더라도 드러난 것은 부드럽게 잔잔하게 조용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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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강렬한 독서 경험 두 권. 한강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나로선 아주 강렬했고, 강렬했다고 후배에게 이야기하니, 한강의 소설을 읽어 오던 후배는 아니,다른 소설들에 비해 채식주의자는 약한거야. 라고 했다. 채식주의자가 약한 거라면, 더 강한 한강 소설은 대체 어떤거야. 자신없음이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나무불꽃' 세 작품이 연작 형태로 이루어진 <채식주의자>에서 영혜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렇게 했다. 영혜의 고기와 나의 술 사이엔 어떤 관계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데, 거기까지 생각이라는 게 미치지 않으니. 일단, 지난 주 읽기 시작한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을 마저 읽고 생각해 보기로 하자.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는 제목만 보고도 가슴이 무너진 소설이다. 라고 쓰고 싶다. 소설이 아닌데, 그렇게 읽었다.

이 책은 왠지 좋은 사람들에게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은데, 그냥 한 권씩 사보세요. 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왠지는 모르겠다.

 

옛날 옛적에 알라딘의 유명한 모님께서 술일기를 쓰던 게 생각난다.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그 때의 나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던 때였는데도 남이 쓰는 술일기가 그렇게 재밌더라. 오늘, 잘 쉬었는데도 또 지금 졸립다. 지금 자면 자정 께 눈이 떠질 테고, 그럼 또 날밤을 지새울테고, 또 한 주가 힘들것이기에.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를 되뇌이며 자판을 두드리기로 한다. 요즘 나의 방만한 생활을 돌아보고 정리하고, 계획?도 세우고.

 

지난 주 부터 매일매일을 술로 달려왔다. 피곤해서 오늘은 정말 집에서 쉴거야 라고 다짐을 해도 나갈 일이 생겨 나가고, 또 나가고. 취하지 않게 마시는 거니까 이건 마시는 게 아니야 하면서 마시고 또 마시고. 모처럼 오늘 정말 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하고 들어 온 날도 식구들이랑 더 마셨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몸이 넘 무거워서, 술 끊어야지 라고 혼잣말 하고. 안 먹던 비타민 챙겨 먹고, 그런데도 오늘 이렇게 졸리는 건... 빨리 한 잔 마시고 자라는 신호인가. 라고 생각한다.

 

백고동찜에 소주 반 병과 맥주 한 병.  모듬회에 소주 한 병, 카프레제 샐러드와 와인 두 잔에 맥주 한 병, 보드카 한 잔. 푸 팟 퐁커리에 싱하 한 병 해물 모듬에 소주 한 병, 해물칼국수와 골뱅이에 소주 반 병과 맥주 한 병, 참숭어회에 소주 반병 맥주 작은 캔 두 개, 먹태에 생맥 2000, 나초에 기네스 두 캔. 절제하고 또 절제해서 이정도로..이거 쓰다 보니 또 맥주 생각이 나서 감자과자에 기네스 한 캔 깠다.

 

주말에도 책만 붙들면 졸려서 책도 거의 못 읽었다. 이 번 주에 소화해야 할 책은 거의 제낀 상태. 감정을 절제하고 술도 절제하고 책도 읽고 숙제도 해야 하는데. 봄에는 술을 잠시 끊어 볼까 한다. 체력이 딸려서 아무 것도 못하겠다. 그래도 술보다 우선인 건 책이고, 숙제니까.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지난 주 금요일엔 출근 길에 퇴근하고 싶어 혼났다. 이번 주는 그 지경까지 안가야 하니까 저, 술 안 마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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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3-21 20:46   좋아요 0 | URL
ㅎㅎㅎ쑥님! 술 땡기게 하는 글이에요. 백고동찜 해물모듬 참숭어회 골뱅이~~~안주도 매일 새롭고 좋네요. 저야말로 술 안시겠다고하고 오늘 가볍게 맥주한잔했어요. 월요일부터 정신없이 바빠서 조금 지쳤거든요.

2016-03-21 20:50   좋아요 0 | URL
ㅎㅎㅎ글게요. 지친 날은 맥주 한 잔이죠. 한 잔이 두 잔 되어서 문제지만..그러고 보니 지난 주는 몹시 지쳐서도 한 잔 두 잔 했던 것 같네요.ㅎ 암튼 이 번 주는 안 마시고 안 먹어 보려구요..체중도 2키로 불었더라구요.켁.

단발머리 2016-03-21 20:57   좋아요 0 | URL
저도 안주에 솔깃해지네요~~~ 숙제는 물론... 아직 쳐다도 안 봤죠. 언제 하나요, 제 숙제는....TT

2016-03-21 21:27   좋아요 0 | URL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잠만 자고 있어요..ㅠㅠ

수이 2016-03-22 07:07   좋아요 0 | URL
공감 200프로_ 남은 나날 절주 선언입니다!

2016-03-22 07:59   좋아요 0 | URL
이렇게 선언씩이나 하는 심정을 우리는 알겠지요_

2016-03-22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08:21   좋아요 0 | URL
ㅍㅎㅎㅎㅎㅎ

2016-03-22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명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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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3-20 22:57   좋아요 0 | URL
아~~이게 명자나문가요?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2016-03-21 19:40   좋아요 0 | URL
이번 주 안에 필 거 같아요..^^

희망으로 2016-03-21 22:45   좋아요 0 | URL
저희 아파트 화단에도 있는 나무인데 전 왜 못보고 지나쳤을까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꽃인데 뭔 정신으로 사는건지...낼은 꽃봉오리가 맺혔는지 살펴봐야겠어요. 사진 잘 봤습니다.^^

2016-03-21 22:55   좋아요 0 | URL
네^^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 흔한 나무죠
보고 다녀야 보이는 것 같아요. 요즘 저는 멀리 꽃구경 못가니 화단을 열심히 살피면서 걷는답니다^^
 

꽃소식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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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3-19 16:58   좋아요 0 | URL
봄 기운이 물씬 풍기네요. 쑥님집에 있는 아기들인거죠? 이뻐요.^^

단발머리 2016-03-19 19:39   좋아요 0 | URL
전부 쑥님댁의 꽃인가요? 정말이요?@@

2016-03-21 19:40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