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을 위해 책을 찾아 읽다가 발견한 <홋카이도 보통열차>는 뮤지션 오지은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지은은 내겐 늘 불안하고 어두운 음악을 하는 사람 정도로 기억되었는데,  홋카이도 보통열차에는 활기차면서도 연약한 소녀 같은, 하지만 대찬 그녀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글 참 잘 쓴다.의 느낌. <익숙한 새벽 세 시>는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아주 좋은 반응인 걸로 안다. <홋카이도 보통열차>의 감성과 필력으로 본다면, 그 이후 5년여가 더 지난 그녀의 성숙한 필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홋카이도 보통열차>가 소심하지만 발랄하면서도 줏대있는 소녀감성이었다면,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은 옆 집 친한 언니의 감성이었다.싱어송라이터들이니 그 감수성이야 말 해 무엇하랴마는.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을 읽으면서는 정말 나랑 비슷하구나 라고 생각했다. 평소 양양의 노래, '그 정도' 나 '여행자'를 좋아하긴 했지만, 내가 쓴 산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녀와 나는 비슷했다.그럼 나도 쓸쓸한 사람인 걸로..ㅎ

 

친숙하다. 다정다감하다. 따듯하다. 이런 느낌들이 가득한 뮤지션 양양의 산문집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요조는 워낙 유명한 인디뮤지션이라. 정말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하도리 가는 길'을 찾아 들으려고 동영상을 찾다가 동영상에서 '하도리 가는 길'을 부르는 요조 발견. 노래 부르는 분위기와 음색이 좋았다. 그리고 요조는 요즘 '책방 무사'의 주인장이 되어 열심히 책을 팔고 있다. 작은 책방 주인인 뮤지션. 어제 잠시 도서관 들렀다가 이 책 <요조 키타 등등>을 발견. 자신의 곡에 대해 짧은 느낌과 에피소드들, 그리고 악보가 실려 있는 책이었다. 위의 다른 뮤지션들의 책들이 여행과 일상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보다 더 노래이야기에 충실한 책이다. 시로도 노랫말로도 산문으로도 읽히는 봄책이다,

(요즘 봄에 사로잡힘 ㅎ)

 

 

 

 

 

위의 선배 뮤지션들에 비하면 임수진. 가을방학의 계피는 가장 후배가 아닐까.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장 덜 알려진 뮤지션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도 좋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마스다 미리의 책들이 많이 읽히고 있는데, 계피의 책은 그런 느낌의 책이다. 일상에 늘 내재 되어 있어 그냥 지나가거나, 모르거나, 하지만 늘 우리를 괴롭히는 어떤 느낌들, 사건들, 갈등들을 굉장히 잔잔히 묘사한다. 가을방학의 노래들 만큼이나 맑고 청아한 산문들이다.

 

대체로 뮤지션들의 산문집을 읽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었다. 본격 글쟁이들이 아니라는, 기대감에서 시작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녀들은 시인 이상의 감성을 가지고 일상을 바라보고, 일상을 살면서도 예술을 추구하는 치열함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살더라도 드러난 것은 부드럽게 잔잔하게 조용하게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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