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의 딸 로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1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산적의 딸 로냐는 내가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사실 한 5~6년쯤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었는데 그 땐 상황에 쫓겨 의무감으로 읽어 치우듯해서 그닥 재미있었단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해서 한 번 더 읽어 봐야지 하던 숙제를 이제야 해결한 것이다. 벼르고 별렀던 만큼 천천히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역시나 첫 페이지부터 독자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터프의 대명사인듯한 산적이 '아들'이 아닌 '딸'이 태어남을 호들갑스럽게 좋아하는 것이나 그 옆의 도적무리들이 '로냐'를 애지중지하는 그런 모습들이 무척이나 실감나서 절로 웃음이 났다. 역시나 고정관념을 깨는 읽을 거리가 사람의 마음을 가져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냐'는 읽는 사람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 마법의 호수 같은 책이다. 4학년 이상의 권장도서로 추천 일순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플 때가 있다. 배가 부른데 배가 고프다는 멍청한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다(본인). 그런데 확실히 그런 경우가 있다. 그런 건 이유가 달리 없다.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었거나, 먹어서 해결 안 될 일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했을 경우이다. 그럴 땐 처방 보다는 진단이 먼저다.

책 먹는 여우는 꼭히 그랬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깨달음을 준다.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좋지만 물줄기가 없는 곳에서 파는 한 우물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여우는 책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먹기까지 했지만 여우가 채울 수 없는 허기짐은 먹는 데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우는 허기짐을 해결해야만 했고, 그런 과정에서 홀대 당하고 좌절하지만 결국은 발상의 전환으로 인생 대박의 길을 열고야 만다. 내가 지금 미치게 좋아하지만 그 길이 내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일찍 알면 알 수록 좋을 것 아닐까. 너무 내 식으로 이해했다.인정..

아이들에겐 유쾌 상쾌 통쾌의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책 같지 않아서 스트레스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그림, 글자체, 내용...다 재미있다. 음...이런 책이야말로 초등 전학년용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와 오페라 극장 신나는 음악 그림책 1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보노라면 누구나 한번쯤 무대 뒤가 궁금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오페라 극장>은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는 책이다. 첫 장을 펼치면 아이가 관계자외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써놓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뒷모습이 나온다. 아이를 따라가면 무대 뒤는 물론 무대 아래, 소품실, 분장실, 미술실...등등을 샅샅이 구경할 수 있다. 지극히 교육적인 책임에도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지식책으로 읽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자 아이 역할을 여자 배우가 한다든지 여자 마녀 역할을 남자 배우가 하는 것을 그림으로 찾아 보면 아주 재미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공연장 자체의 신비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공연장 곳곳을 들여다 보게 함으로써 그 호기심을 해소 시켜준다. 이 책을 미리 읽고 공연장을 방문한다면 공연 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대해서도 관찰하는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카메라 앵글을 곳곳에 들이 대듯이, 무대 뒤는 물론 무대 아래, 무대 쪽에서 보는 객석의 모습까지 담았다. 아이들로 하여금 무대 위의 공연이 전부가 아닌, 큰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면의 총체적인 협력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림이 자세하고 글의 양도 많은 편이 아니라 유아도 읽어 주기가 가능하고, 초등 고학년도 읽을 수 있는 가족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한다. 여자 아이의 시점으로 씌여진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비교해서 읽어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새의 선물>은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 남성적인 문체에 매력을 느낀 기억이 있다. <나의...아름다운...정원>은 소년의 시점으로 씌여졌지만 섬세하고 여성적이면서 거침없어서 시원시원하게 읽혀서 좋았다.

시간과 공간, 인물이 참 잘 어우러져서 소설적인 구조가 참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 읽고나니 공간 두 곳이 그려졌다. 동구가 현실에 발 붙이고 살던 공간과 동구의 마음 속 공간. 동구가 동경해 마지않던 삼층집의 아름답고 완벽한 정원과 동구의 가족과 가정사를 대변하는 나의...아름다운...정원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나약하고 비굴하고 모순덩어리인 인간들에게 그래도 더듬더듬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나의...아름다운...정원을 지키기 위해 동구가 선택한 대안은 그래서 눈물겹게 아름답고도 슬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똥, 똥, 똥...너도 나도 쏟아지는 똥 책들 땜시 괜한 똥거부감이 있어서리 일부러 똥벼락을 멀리 하다가 이제야 봤다. 나는 이렇게 큰 그림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더구나 양장본은.근데 똥벼락은 예외였다. 내가 싫어하는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데 이 책은 싫지가 않았다. 아마도 옛날 서당에 끼고 다니던 천자문 책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런 디자인과 똥벼락을 당할 것처럼 연상되는 표지그림의 부자가 처음부터 친근하게 다가와서 일거다.

똥벼락은 그렇게 편한 책이었다. 그 편안함이 어린이 책으로 나온 옛이야기들에 그닥 매력을 못 느낀 그간의 이력을 깨끗히 날려 주었다. 어린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문체와 서정과 서사를 적당히 아우르는 이야기의 분위기는 아이들을 잡아 당기는 소박한 멋으로 드러나 있었다. 먹그림은 역시 토종의 냄새를 확확 풍긴다. 해학이 넘치는 주인공 이미지도 재밌고, 원근법을 파괴한 그림의 형식도 자유로움과 장난끼가 철철 넘친다. 잘 썩은 거름 냄시 만큼이나 그림과 글의 쿵짝이 구수들큼한 책, 똥벼락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