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뭔지, 시절이 얼마나 무서운지 도심 곳곳에 장미가 눈부시다. 숨어 있으려고 한 것은 아닐 텐데 언제 그 자리에 있었나싶게 순간에 다 피어 오른 느낌이다. 장미의 시절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주말이 길었지만 기다리던 주말이기도 했다. 후배의 결혼 축하모임을 친구가 사는 레지던스 옥상에서 했고, 다음 날은 친구 문병을 다녀왔다. 와병이후로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 있어도 심신이 위축된다. 쉬어야 된다는 강박에 또 아플지 모른다는 망상에 시달린다고 해야하나. 그러다보니 장미가 더 붉어 보이는것 같다. 할머니들이 진한 진달래색 스웨터를 보고 곱다며 감탄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장미 보다 붉은, 선홍색 바지를 입던 친정어머니가 지금의 내 나이였던가 곰곰 생각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