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닦으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혼자 있어서 고독해야만 한다.
고독해야 내면을 주시한다.
바깥을 보지 않고 자기 내면을 성찰해야만 전생의 업장을 털어 버릴 수 있다.
그러러면 어설픈 경전공부보다, 밥이나 빨래를 하면서 사는 단순노동을 하는 과정이
효과적인 수행법인 것이다.
그래야만 헐떡거리는 마음을 쉴 수 있다.
헐떡거리는 마음만 쉬면 공부의 반은 마쳤다고 본다.
그러나 안목이 부족한 사람은 이 단순한 삶이 주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흙탕물을 보라.
흙이 가라 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가라 앉히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혼탁해진다.
우리 마음도 흙탕물과 같아 끊임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을 한다.
이 마음을 쉬게 하려면 그저 단순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무조건 마음을 쉬어 버리는 無爲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 부 시
ㅡ 부설거사 ㅡ
사랑하는 처자권속 빽빽이 둘러 있고
금은보석 보배들이 산같이 쌓였어도
죽을 땐 다 버리고 외론 넋만 돌아가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날마다 번거로이 세상사에 바쁘고
벼슬이 이제 겨우 높아지니 머리는 이미 하얗구나
염라대왕은 벼슬아치라도 무서워하지 않으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비단결 같은 고운 생각, 천둥 번개 몰아치는 말솜씨
천수의 시와 경문, 만호 후의 높은 벼슬은
여러 생에 걸쳐 나 잘났다는 생각만 더욱 늘어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설령 설교를 하도 잘해 비구름과 같고
하늘꽃이 쏟아지고 돌이 머릴 끄덕여도
마른 지혜로는 생사를 뛰어넘지 못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