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닦으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혼자 있어서 고독해야만 한다.

고독해야 내면을 주시한다.

바깥을 보지 않고 자기 내면을 성찰해야만 전생의 업장을 털어 버릴 수 있다.

그러러면 어설픈 경전공부보다,  밥이나 빨래를 하면서 사는 단순노동을 하는 과정이

효과적인 수행법인 것이다.

 

그래야만 헐떡거리는 마음을 쉴 수 있다.

헐떡거리는 마음만 쉬면 공부의 반은 마쳤다고 본다.

그러나 안목이 부족한 사람은 이 단순한 삶이 주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흙탕물을 보라.

흙이 가라 앉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가라 앉히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오히려 혼탁해진다.

우리 마음도 흙탕물과 같아 끊임없이 이 생각 저 생각을 한다.

이 마음을 쉬게 하려면 그저 단순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무조건 마음을 쉬어 버리는 無爲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  부  시

 

                                                             ㅡ 부설거사 ㅡ   

사랑하는 처자권속 빽빽이 둘러 있고

금은보석 보배들이 산같이 쌓였어도

죽을 땐 다 버리고 외론 넋만 돌아가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날마다 번거로이 세상사에 바쁘고

벼슬이 이제 겨우 높아지니 머리는 이미 하얗구나

염라대왕은 벼슬아치라도 무서워하지 않으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비단결 같은 고운 생각, 천둥 번개 몰아치는 말솜씨

천수의 시와 경문, 만호 후의 높은 벼슬은

여러 생에 걸쳐 나 잘났다는 생각만 더욱 늘어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설령 설교를 하도 잘해 비구름과 같고

하늘꽃이 쏟아지고 돌이 머릴 끄덕여도

마른 지혜로는 생사를 뛰어넘지 못하니

생각하면 이것 또한 부질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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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5-10-2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친구에게 단순한 수행의 힘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여기서 또 만나네요. 헐떡이는 마음...마음 뿐만 아니라 실제로 아플 때 몸까지 헐떡거렸던 저는 그래서 달마가 말씀하신 내심무천(內心無喘: 안으로는 마음이 헐떡거림이 없다)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로드무비 2005-10-28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이 오랜만에 올리신 페이퍼를 읽으며
헐떡거리는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학교 정문앞 횡단보도에서 녹색어머니회 활동하고 왔어요.
아침부터 부랴부랴 서둘렀더니 지금도 숨이 차는 느낌입니다.^^

비연 2005-10-29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글을 보고 얼렁 왔슴다^^ 님의 글은 늘 평안을 주네요...

혜덕화 2005-10-2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도 바로 이 생각을 했었습니다. 생활을 헐떡이며 하지 말자.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자. 이심 전심이란 말이 일럴때 딱 맞네요.
잘 지내시죠? 너무 오랫만입니다._()_

니르바나 2005-10-2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가끔씩 인사를 나누어도 반가운 해후처럼 느껴지는군요.
그 가운데 이심전심을 두니 더 의미심장한게 마음에 듭니다.
제가 읽는 책가운데 혜덕화님을 발견할 때 저도 이심전심을 생각한답니다.
복된 하루되시길 기원합니다.

니르바나 2005-10-2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참 오랜만이지요.
지난 여름 내내 바쁘시게 일하시더니 요즘은 좀 어떠신가요.
비연님, 아버님 편안하시지요. 예쁜 조카도 많이 자랐겠네요.
저도 비연님의 평안을 빌어드릴께요.

니르바나 2005-10-29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바쁘시게 움직이셨을 어제 아침이 그려지는군요.
녹색어머니회, 참 예쁜 이름만큼이나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
로드무비님이 가려주시는 신호등길을 한 번 걸어보아야 되는건데
참 아쉽네요.
녹색어머니회 만세! 로드무비님 만세! ^.^

니르바나 2005-10-2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은 참 복많이 지으신 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가까운 주위에 수행의 길을 같이 가시는 형제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으신것을 보면서 내내 부러워했답니다.
한 생각을 나누면 한 세상을 함께 하는 것 아니것습니까.
아름다운 관계 오래토록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로드무비 2005-10-2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년에 두 번만 아침에 잠깐 활동하면 된다 해서 가입한 거여요.
다른 것들은 모두 부담스럽더라고요.
아침에 건널목에 서서 등교하는 아이들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밀려들어요.
가끔 보면 너무나 울적한 얼굴로, 혹은 울면서 등교하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니르바나 2005-10-2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하양은 어떤 얼굴로 엄마가 내려주는 깃발를 통과할까요.
자랑스럽게 위풍당당하게 행진곡풍으로 걸어가겠지요. ㅎㅎ

로드무비 2005-11-0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시시 웃으며 다가와 옷자락을 붙잡고 한 바퀴 뱅글~
그리고 엄마가 안 보일 때까지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교문 안으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