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주문한 음반가운데 마지막 비닐를 뜯어내며 전인권의 신보를 듣는다.
눈매가 선한 이 양반의 노래를 아주 오래 전 이맘 때 쯤,
파란여우님의 추억이 서린 국일관 무대에서 직접 들었다.
아마도 그때가 들국화라는 그룹사운드의 소리가 가장 완벽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음악을 모르는 내 친구 S를 꼬셔서 그때 돈 거금을 들여서 공연을 관람하였다.
모르긴 몰라도 내 친구는 자식들에게 자랑 꽤나 할 것이다.
"아빠가 왕년에 저 사람이 그룹사운드 할 때 직접 보았다"
잘난 사람들이 모여서 오랫동안 함께 하기는 어려운 일,
정치인들이 그렇지만 특히 가수들도 여기에 예외가 아니다.
투윈폴리오, 가장 음악이 좋았다는 이주호,유익종의 해바라기, 사이먼&가펀클도 함께 활동한 기간이
우리가 기억하는 것보다 아주 짧다.
들국화가 걸어온 길도 마찬가지로 이합집산과 몇 번의 재결합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벤트성에 가깝다고 보아야 맞는 말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이번 전인권의 음반이 아주 들을 만 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선택한 것도 전적으로 알라디너의 리뷰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