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2급 정보]○…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이 숨지기 5개월전 병원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이는 스케치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경복궁 옛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인소장 문화재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는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는 31일 김모(서울 아현동)씨가 감정의뢰한 이중섭 드로잉 작품집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진품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씨가 1977년 고서점에서 구입했다는 이 작품집은 가로 18㎝,세로 13㎝ 크기의 1955년판 일본 지방여행 가이드북 ‘近畿旅行’의 후반부 메모지에 실린 것으로 작가 사인과 필치 등으로 볼 때 이중섭의 그림이 틀림없다고 고미술협회 감정위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고미술협회는 정확한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근현대미술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푸른색 연필이나 검은색 사인펜으로 그린듯한 드로잉 11점으로 이 가운데 한 작품의 사인 아래에 ‘1956.4.1 病院’이라고 적힌 것으로 보아 이중섭이 말년에 병원생활을 하면서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 말년에 정신이상과 영양실조 등으로 병원을 전전한 이중섭은 1955년 봄 청량리뇌병원에 입원했다가 간염 진단을 받은 후 다시 서대문 적십자병원에 입원했으나 입원 한달만인 9월6일 세상을 떠났다.
이중섭의 대표작인 은박지 그림과 유사한 형태인 이번 작품들은 그가 병원생활을 하면서 옛 시절을 떠올리거나 가족을 그리워하는 심경을 담은 그림이 대부분이다. 바다에서 어린이들이 물고기들과 어우러져 노는 풍경,엄마가 아이를 꼭 껴안고 있는 그림,혼자 웅크리고 앉아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 정겨우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국민일보 이광형기자 ghlee@kmib.co.kr .............................................................................................................................................................................. 죽어서야 영광을 누리는 작가들을 봅니다. 박수근화백도 이중섭화백처럼 그림에 조차 묻어나오는 궁기가 슬프지요.
제가 펼쳐보는 박수근화집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화강암 자욱처럼 삶의 슬픔에 얼룩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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