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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는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동구권과 서구권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던 냉전시대였다. 베트남 전쟁의 패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헐리웃은 '람보', '코만도' 등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전쟁 히어로물을 쏟아내면서 전 세계에 헐리웃 컨텐츠를 확산시켰다.

 

'람보' 시리즈를 통해 1980년대 최고의 박스오피스 스타로 떠오른 실베스터 스탤론의 출세작은 1975년에 발표한 '록키'였다. 무명복서가 세계 타이틀 매치에 도전하는 단순해 보이는 스토리이지만 뒷골목을 전전하던 '록키 발보아'가 자신을 둘러싼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지막 라운드 종이 울릴 때까지 황소처럼 버티는 불굴의 의지는 당시 베트남 전쟁으로 어수선하고 가슴 속의 상처를 입은 미국인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 주었다. '록키'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이라는 인생 최대의 영광을 얻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이후 '록키' 시리즈와 더불어 '람보'시리즈로 미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거물로 성장하게 된다.

 

1980년대 중반 동서 냉전시대의 시계추는 서서히 미국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막강한 경제력과 자본을 앞세워 공산주의 대표되는 세력들에 비해 힘의 우위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헐리웃이라는 거대한 문화 컨텐츠는 전 세계 영화팬들을 부지불식 중에 서서히 세뇌시키고 있었다.

 

냉전시대를 소재로 한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록키' 시리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련을 대놓고 노골적으로 비꼬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다시 떠올려보니 약간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도 꽤 있는 듯 싶다. 하지만 그 당시엔 그런 묘사가 통하였다.

 

1,2편의 성공에 힘입은 '록키' 시리즈는 3편부터 박스오피스 오락물로 성격을 바꾸기 시작했다. 3편에는 가운데 머리털만 있는 그 유명한 '미스터 T' (국내에선 TV 시리즈 물 'A 특공대'의 BA 캐릭터로 널리 잘 알려져 있다.)를 강력한 도전자로 내세워 오락성을 강화했고, 그 전략은 주효했다. 또한 '록키3'에 삽입된 주제곡 'Eye of Tiger'도 영화와 더불어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록키 4'에서는 소련인 복서를 내세운다. 무서운 펀치력을 지닌 소련 복서 드라고 역으로 등장한 돌프 룬드그렌은 이 영화 한편을 통해 전 세계 영화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고, 이후 '마스터 오브 유니버스(히맨)','레드 스콜피온','유니버셜 솔져' 등의 영화를 통해 1990년대 초까지 액션 스타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드라고는 미국에서 펼쳐진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아폴로와의 논 타이틀 매치에서 강력한 펀치로 결국 아폴로를 죽음으로 내몰게 된다. 이에 자극받은 록키는 드라고와의 한판승부를 다짐하게 되고 다시 놓았던 복싱 글러브를 잡게 되고 '죽음의 땅' 소련으로 향하게 된다.

 

훈련장면도 상당히 대조적으로 편집되서 나온다. 약물과 기계적인 힘을 빌려 훈련하는 드라고의 모습과 생자연 속에서 거의 원초적으로 훈련하는 록키의 모습을 대조시킨 장면을 통해 소련을 은근히 디스하고 있으며 아예 드라고와 록키의 시합 도중 쉬는 시간에는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당시 소련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와 똑같이 생긴 사내가 정부 고위급 인사로 등장하여 드라고를 멱살잡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지금보면 상당히 오그라드는 장면들인데 당시에는 그렇게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었다.

 

 

 

드라고의 살인적인 펀치에 록키는 넉다운 직전까지 가지만 늘 그렇듯이 불굴의 의지로 버티고 결국 드라고를 링 위에 눕히게 된다. 그러면서 미국 성조기를 온 몸에 칭칭 휘감은 록키는 마지막 승리의 소감을 밝히는 장면에서 갑자기 평화의 사절로 변신하여 '미국과 소련이 함께 잘 살아보세'를 외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미국과 소련 복서의 맞대결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오락성을 최대한 가미하여 재미를 잘 살린 '록키4'는 1985년 겨울 북미 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면서 북미 흥행수익 1억 2천만불이 넘는 대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기록은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들 중 최고의 흥행성적으로서 지금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이 영화를 초등학교 시절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당시 최고의 트렌드였던 복제 비디오 테이프로 빌려서 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열광하면서 보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1985년 국내에 수입금지가 되었다가 2년여가 지난 1987년 7월에 스카라 극장에서 개봉하였다. 수입금지된 이유는 무척이나 황당하다 못해 '많이 당황스럽다.' 미국과 소련의 갈등을 너무 노골적으로 묘사해서 민족의 대사였던 1988 올림픽을 앞두고 미수교 국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사유였다.

 

 

 

이미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대여 1위를 달리고 있던 영화를 2년여가 지나서 개봉한 탓에 '록키4'는 서울에서 92,000여 명밖에 동원하지 못하였다.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기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수입금지 탓에 국내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도 못하고 막을 내린 영화 '록키4'는 복싱을 소재로 한 영화들 중 가장 오락성이 뛰어난 블록버스터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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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은 아니었고 나름대로 가치관(?)이 잡혀가던 국민학교(당시 표기법을 따르자면) 5학년 시절. 나는 국민학교 5학년이던 1986년 봄에 집에 새로 들여온 VTR 덕분에 영화 삼매경에 빠져들게 되었다. 영화와 더불어 매주 수요일 밤 10시 55분 MBC에서 방영해주던 초특급 블록버스터 외화 시리즈 '맥가이버'를 예약 녹화한 후 다음 날 방과 후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맥가이버'를 보면서 그만의 기상 천외한 발명품에 감탄하곤 하였다. 성우 배한성 아저씨의 코 맹맹한 목소리가 맥가이버란 인물과 캐릭터를 더욱 빛내주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당시만 해도 양지운, 배한성과 같은 성우 아저씨들의 주가도 꽤 높았다. 외국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더욱 멋있게 포장해주는 목소리와 더불어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해 준 덕분에...

 

'맥가이버'와 더불어 1986년 4월 26일 일요일 저녁 10시 KBS 1TV 명화극장에서 방영해 준 '슈퍼맨2'도 내가 가장 아끼던 예약녹화 소장목록 이었다. 녹화하고 나서 틈만 나면 '슈퍼맨2'를 돌려보며 빨간 망토 아저씨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곤 하였다.

 

1985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람보2'도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지금으로 따지면 다운로드 영화처럼 온 동네를 장악했던 복제 비디오로 빌려봤는데, 1년전 피카디리 극장에서 상영한 화면을 그대로 캠코더에 복사해서 녹화한 화면이라 자막도 극장 자막 그대로 생생하게 보곤 했다. 복제 비디오 영화들은 CIC 비디오가 나오기 전까지 동네 비디오 가게의 막대한 캐시카우 역할을 맡았었다. 당시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수입이 금지되었던 '빽 투더 퓨처', '록키4' 등의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도 극장에서 개봉하기 전에 복제 비디오 테잎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복제 비디오 영화의 저급한 화질에 질렸는지 국민학교 5학년 겨울방학을 맞아 부모님께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졸라댔고, 결국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대신 어머니의 가이드 하에서 말이다. 사실 종로 일대 극장가 가는 길이 워낙 생소했던 탓에 어머니의 가이드가 없었으면 상당히 헤맸을 것이다. 극장에서 보기로 한 영화는 허리우드 극장에서 개봉한 '킹콩2'였다. 어머니, 동생과 함께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종로 3가역에서 내리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 품에 파묻혀 종로 3가역 출구로 나서는 동안 출구 바로 밑에 영화 포스터 들이 일렬로 쭉 진열되어 있었다. 우리 일행 앞에 연인 한 커플이 포스터에 나와 있는 성룡 얼굴을 보면서 "그래 이 사람이 나온 거야" 하면서 진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들뜬 걸음을 재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난 출구를 나서기 직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킹콩2'를 보러 가면 과연 원하는 조조 영화를 볼 수 있을까 내심 걱정하였다. 그러나 출구를 나오니 그 많은 인파들이 갑자기 영화 '십계'에서 바닷물이 갈라지는 것처럼 두 갈래로 갈라지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두 갈래로 갈려진 사람들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종로 3가에서 마주보고 위치한 피카디리 극장과 단성사였다.

 

피카디리 극장에선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국내 극장가를 주름 잡았던 성룡이 주연한 '용형호제'가 맞은 편 단성사에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초기 연출작이자 여전사 시고니 위버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에일리언2'가 상영되고 있었다. 숫자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구름인파가 극장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처음 접해보는 진풍경에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영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였다. 상당히 꽤 많은 거리를 걸어가다 보니 공원이 보였고, 그 공원을 끼고 허름한 식당들이 즐비해 있는 골목을 지나서 발견한 것은 구멍가게 같이 단촐한 매표소였다. 거기서 표를 끊고 바로 극장입구가 나오겠거니 생각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가야 극장에 도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주 어릴 적 기억이 희미한 시절 이후 처음으로 찾아온 종로 일대의 극장의 구조가 꽤나 낯설고 특이해서 뇌리에 선명하게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에는 안내를 맡는 여직원이 함께 탑승하였고, (당시 신세계, 롯데 등 시내 주요 백화점에도 엘리베이터에 항상 안내 여직원이 탑승하였다.) 엘리베이터는 극장을 향해 올라갔다. 극장으로 향하는 동안 어떤 아저씨 한 분이 여직원에게 원래 조조 시간표가 10시 40분이었는데 왜 11시 30분으로 바뀌었냐고 물었더니 그 여직원의 대답은 상당히 명쾌하였다. "사람이 없어서요."

 

허리우드 극장에 도착하기 직전 목격했던 피카디리와 단성사 극장의 풍경과는 사뭇 대조되는 분위기였다. 4층에 내리니 뻥뚫린 옥상 공간에 극장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참으로 특이한 구조였다. 매진은 아니었지만 당시 1200석의 허리우드 극장은 빈자리가 그다지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 거의 꽉 들어차 있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지루하였다. 막판에 결정적인 액션장면은 모두 가위질이 되었고, 킹콩은 자신의 새끼 킹콩 옆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이 불쑥 튀어 나왔다. 20년이 훨씬 지난 후에 케이블 TV에서 우연히 '킹콩2'를 보게 되었는데 생각 외로 엽기적인 잔혹한 장면들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다보니 연소자 관람가 등급을 받기 위해 당시 영화 수입사는 자진해서 잔혹한 장면들을 도려낸 듯 싶었다.

 

영화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은근한 낭만이 느껴지는 허리우드 극장 만의 분위기였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주현과 오미희의 그레이 로맨스가 펼쳐진 무대로도 등장했던 허리우드 극장은 1970년대, 1980년대 국제극장과 더불어 흥행 영화들을 대거 상영하면서 꽤 많은 관객들을 모았던 곳이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에는 대한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국도, 중앙, 서울 극장등에 다소 밀리는 분위기였다. 1996년 씨네21이 진행한 극장 만족도 조사에서는 단성사와 더불어 시설이 더러운 악명높은 극장으로 뽑히는 불명예를 안기도 하였다. 하지만 1997년 3개관 짜리 멀티플렉스로 변신하면서 다시 관객을 끌어모을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1998년 제대로 된 멀티플렉스 극장 CGV가 오픈한 이후 허리우드 극장은 2000년대 접어 들면서 관객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게 된다.

 

지금은 실버 상영관이 자리하고 있다. 낙원상가는 구조가 참 특이하다. 1층은 뻥 뚫려 있어서 상가 건물 아래로 도로가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낙원상가로 진입하는 골목에는 사람 사는 정겨운 냄새가 느껴지는 족발집과 각종 선술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낙원상가는 악기 전문점으로 악기 매니아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1960년대 후반 오픈 당시에는 예식장과 볼링장, 그리고 허리우드 극장 등이 함께 자리하여 지금으로 따지면 멀티 플렉스처럼 놀거리가 한데 모인 곳으로 각광을 받았었다. 바로 뒤편에는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 낙원 아파트가 자리해 있는데 당시에는 꽤 유명한 연예인들이 살았다고도 한다.

 

요즘은 잘 찾지 않게 되는 낙원상가와 허리우드 극장이지만 만약에 리모델링을 한다면 허리우드 극장 입구 앞에 놓여있는 옥상 공간에 저렴한 재즈바가 운영되면 어떨까 싶다.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면서 도심 속에서 야외 재즈공연도 즐기고 시원한 생맥주 한잔과 함께 한여름의 운치를 그윽하게 느낄 수 있는 낭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뒤에 위치해 있는 낙원 아파트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변신하면 이전의 전성기 못지 않은 새로운 매력을 풍길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게 된다. 만약 내가 꿈꾸는 작가로서의 삶이 실현되는 그 때, 낙원상가 옥상 위에 재즈바가 조성되고 낙원 아파트가 새롭게 리모델링 된다면 낙원 아파트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잠 못드는 일요일 밤마다 도심 속의 낙원상가 옥상에서 재즈와 생맥주의 여유를 즐기는 그런 삶을 꿈꿔본다. 잠 못드는 일요일 밤에 내 멋대로 주절주절 읊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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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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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경제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석학 폴 크루그먼 교수의 또 다른 신작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상당히 직설적이고 자극적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에서 비롯된 경제불황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회복세를 보이는 듯 싶었던 국제 경제는 2013년 현재 더 큰 위기라는 체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조차 갖기 어려운 실로 암담한 시대를 겪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유럽 또한 극심한 경제불황과 GIPSI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로 대표되는 서유럽 국가들의 경제위기도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저자는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낼 수 있다고 역설한다. 지금의 경기침체는 잘못된 정책과 이념이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결과물로서 나타난 것이며, 이런 잘못된 정책과 이념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의 이익을 보호해줬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잘못된 정책과 이념은 정치문화를 장악하고 경제적 재앙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변화를 향한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저자는 일관된 톤으로 얘기한다.

 

저자는 해박하고 명쾌한 설명으로 현재 경제 위기 요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평상시 경제 기사들을 관심 깊게 접하지 않았다면 다소 이 책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고 현재 미국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도 적용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 느껴지게 된다.

 

현재 경제불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아래의 일화를 읽으면 보다 명쾌한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한번 상상해보자. 어떤 집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남편이 자동차 전기 시스템을 수리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제는 시동도 안 걸린다. 그런데도 배터리를 갈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배터리를 간다면, 그동안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남편은 가족들에게 걸어 다니거나 버스를 타라고 말한다. 그 때문에 가족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자동차가 아니라 '남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시콜콜한 분석보다는 과감한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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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4 08: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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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 융합과 혁신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MIT미디어랩 이야기
프랭크 모스 지음, 박미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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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이채로왔다. 그리고 소재도 흥미로왔다. 지구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조직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MIT 미디어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혁신적인 발명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접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겨졌다.

 

MIT 라 하면 일반적으로 기술, 공대 등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MIT 미디어랩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실로 광범위하다. 의료, 인문, 과학, 도시, 자동차, 미래기술 등 걸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이다. 몸을 불편한 사람들을 정상인처럼 지낼 수 있게 도와주는 의료 장비, 기존의 자동차와 도시의 개념을 뒤바꿔 놓을 시티카 프로젝트 등 특정 영역에만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의 산출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자동차의 개념을 뒤바꿔놓을 신개념 자동차 프로젝트, 시티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 중 자동차를 전공한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고 나머지는 건축, 도시설계, 기계공학, 컴퓨터과학, 전기공학, 시스템공학, 뇌과학, 시각예술, 경영, 인터페이스 설계, 법률, 민족학, 소재과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모여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접근방식부터 이채롭다. '당신이 살고 싶은 도시를 상상한 다음 그 이상적인 곳에 맞는 자동차를 설계해 보면 어떨까?' 숱하게 지어진 신도시들이 막상 완공되고 나면 도로 및 대중교통 수단의 부재, 생활 편의시설 등의 부족 등으로 인해 입주민들이 극심한 고생을 겪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반드시 적용시켜야 할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MIT 미디어랩은 최고 기술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한 발명과 혁신이 진행되는 곳이다. 철저히 사람 중심적인 사고와 발명, 그리고 혁신은 창조경제를 주창하는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벤치마킹 해야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사실 요즘들어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인문학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론에서 연일 들썩거리지만 막상 그 개념이나 접근방식이 모호해질 경우가 많다. 그런 접근을 하기에 우리 사회나 기업들은 너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우선시하는 사회적인 context부터 갈아 엎어야만 우리 나라에도 MIT 미디어랩과 같은 창조적인 조직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에 읽은 구절을 인용하며 이 책의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사람들은 종종 '발명'과 혁신'이란 말을 같은 뜻으로 생각하고 번갈아 쓴다. 그러나 그 두 단어의 뜻은 다르다. '발명'이 획기적인 새로운 생각과 기술을 고안하고 창조하는 일이라면, '혁신'은 그렇게 발명된 생각과 기술을 현실 세계에 쓰이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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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 질문 - 선대인연구소가 대한민국 오천만에게 답하다 선대인연구 1
선대인경제연구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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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뉴스들 중에 가장 유쾌하지 않는 느낌을 전달하는 뉴스를 꼽으라면 단연 '경제뉴스'일 것이다. 취업난은 만성으로 달고 다니는 고질병이 되었으며, 각종 경제지표는 점점 실생활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주가지수가 올라도 주식으로 재미를 보았다는 사람들은 쉽게 찾기 힘들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1980년대만 하더라도 GNP만 오르면 모두가 다 잘살게 되는 줄만 알았고 열심히 저축하면 돈을 모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내 집 마련이라는 자체가 점점 넘사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선대인 경제연구소가 편찬한 '두 명만 모여도 꼭 나오는 경제질문'은 여태껏 접해본 경제관련 서적들 중에 가장 냉철하고 현실적인 인사이트로 대한민국 경제를 진단하고 있다. 이 책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몇 개 꼽아 보았다.

 

여전히 서민들의 체감과 거리가 먼 수치놀음에 불과한 물가지수

 

P.42 '수출 대기업들을 위한 인위적 고환율 정책과 성장 드라이브 및 부동산 부양을 위한 저금리 기조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한 탓에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커졌다. 여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4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공공부채를 동원한 것도 물가상승 압력을 가중시켰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채소 경작지의 감소나 정부의 뒷북 조치로 크게 번진 구제역 파동 등으로 채솟값이나 육류값이 크게 오른 영향도 컸다.

 

종합 주가지수는 올랐으나 왜 내 주식은 오르지 않는 것일까

 

극소수 우량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우량주 착시현상' 발생. 삼성전자 주가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2012년 1월 1일 10.3%에서 2012년 마감 당시 17.5%로 급상승. 주식시장에 난무하는 거짓 정보에 놀아나는 개미 투자자들.

 

공공요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는 이유

 

공기업 빚은 공공요금으로 메우려는 정책. MB정부의 고환율, 저금리 등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정책 속에서 공공요금을 억눌러 공기업 부채의 증가. 공기업을 동원한 자원외교 실패에 따른 외화 낭비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부양책은 없다. 인질로 잡힌 사람이 인질범의 입장에 동조하게 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민들을 구제해 줄 것처럼 현혹하는 건설족 정치인이나 건설업계, 그리고 이들을 대변하는 건설업계 연구소나 언론들은 서민들의 편을 드는 척할 뿐이다. 각종 부동산 대책은 건설업계나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부양책에 불과하다.

 

이 책의 가장 중심 포인트는 현재 언론이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각종 경제지표는 그야말로 서민들의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허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지름길이며 대한민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박정희식 경제모델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대통령 집권기에 아버지가 쌓아놓은 경제모델을 바꿔야만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역설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 동안 전형적인 토목경제, 공공부양책 등의 과거에 쉽게 시행되었던 경기 부양책이 실행되었지만 정작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별로 없었음을 감안할 때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한민국 경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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