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유럽 : 베스트 시티 42 - Season 1, '12~'13 프렌즈 Friends 2
박현숙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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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벼워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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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떠나는 유럽여행
전유진 지음 / 스토리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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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의 존재 의의는 무엇일까. 나도 여러 가지 정보들을 블로그 속 여행기를 통해 얻곤 하지만, 그것들이 책으로 출판될 경우는 왠지 읽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도 간만에 좀 읽어보자는 생각에 유럽여행기를 이렇게 빌려왔는데, 역시 실망만 남는다.

다녀 온 사람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세부정보의 차이다. 다녀 온 사람이 말하는 가벼운 말들 속에는 너무 많은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다. 다녀오고 싶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많은 암시들을 풀어 써 줘서 가기 전 대비를 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런 여행기보다는 가이드북이 낫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빌 브라이슨이나 더글러스 애덤스 같은 사람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여행기도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결국 이야기인 것 같다. 그냥 여행 갔을 때 있었던 일을 사진과 함께 대충 감상적으로 풀어 놓으면 그것은 삼류 여행기가 되는 것이고, 실제 여행에 있던 일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잘 구성해서 풀어 써 놓는다면 그것은 괜찮은 여행기가 된다. 그 둘의 차이는 실로 미묘하지만, 의외로 나와 같은 일반 독자들은 그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원래 뛰어난 ‘작품’들은 쉽게 눈에 띄는 법이다.

그래도 단순 정보의 나열만 있는 가이드북에는 없는 리얼리티라는 것이 이 여행기 속에는 존재한다. 사실 그것들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은 역시 인터넷이다. 하지만 누워서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 바스락 거리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여행기라는 것은 실로 오묘하고 민감한 것 같다. 잘 읽히진 않겠지만 오르한 파묵의 이스탄불을 다시 빌려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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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00배 즐기기 : 제주시.서귀포시.중문관광단지.한라산 외 - 2011~2012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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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읽는 것이 대부분 여행관련 책이다. 그간 나의 독서 인생의 대부분은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취향과 취미라는 측면에 맞춘 책 선정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어째 요즘 저런 책들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독서를 하고 있다고 하기 보다는 웹서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읽는 데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중요 부분만 읽어 보고 중요치 않다 생각되는 부분은 쉽게 넘긴다. 그리고 관심 있는 부분은 다른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도 한다. 이 완벽하리만치 실용적인 독서를 하는 일은 어쩐지 그간 내가 해 왔던 ‘독서’와는 조금 다른 ‘독서’를 하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다양한 여행 책자를 읽다보니 슬슬 잘 쓰여진 여행책과 대충 쓴 여행 책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기분이다. 원래 ‘여행기’ 종류의 책들을 워낙 좋아하지 않아서(그간 여러 편의 독후감에 쓴 말이다.) 대부분 이렇게 가이드 북 종류를 읽는데, 이런 책들 사이에도 분명한 좋고 나쁨을 가르는 기준들이 존재한다.

우선 이 책에 대해 말하자면 ‘별로다.’ 보통 가이드 북의 구조는 여행준비-여행지 소개-간단한 여행 코스 소개(n일을 여행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추천 코스)-관광지별 자세한 소개-기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 정도로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관광지별 자세한 소개’부분 일 것이다. 어찌 보면 이를 위해 가이드북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철저한 답사와 고증을 통해 보다 완벽해 질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여행 책이 매년 새로운 판(2010년판, 2011년판 등등)을 내는 것이다. 이 부분은 정보가 얼마나 정확한가, 얼마나 다양한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는가와 더불어 얼마나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곳을 소개하고 있는가 따위가 양질의 책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정보의 정확성이야 당연하다 쳐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이다.

사실 여행이 워낙 일상화 되어서 너무도 많은 가이드북들이 나오는 시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들은 거기서 거기다. 같은 지역의 가이드북을 두 세권만 읽어 보아도 대부분 비슷비슷한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심지어 그곳을 소개하는 멘트들조차 서로 흡사하다. 분명히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을 베낀 것이라 생각되지만 매년 서로 새로운 판을 내는 것을 보면 그냥 서로가 서로를 카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쉽게 가기 힘든 만큼, 가이드북을 보고 가는 여행자들에게 있어 균일한 질의 만족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른바 ‘명소’들을 위주로 소개해주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여행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자유’다. 개개인마다 박물관을 좋아하거나, 미술관을 좋아하거나, 번화가를 좋아하거나, 자연 속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취향이 제각각인데 천편일률적인 가이드북은 그런 사람들의 만족을 채우기 힘들다. 특히 잘 알려진 유럽과 미국 같은 곳의 가이드북은 특히나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태국에 갈 때 읽었던 ‘프렌즈 태국’이라는 책에 너무도 만족했었다. 우선 그 책의 저자는 태국에 살다시피 한 사람이고, 또 스스로 태국을 제 2의 고향이라 밝힐 정도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곳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가이드북을 내자고 해서 답사를 가 ‘짜내는’ 종류의 여행 책보다는,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대한 사랑과 애정의 마음으로 ‘솟아나오는’ 여행 책이 더 좋은 것은 무척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생각해보자. 타지 사람이 와서 가이드북을 만든다고 했을 때 찾게 되는 명소와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주 가는 곳은 분명히 다르다. 특히 음식점 같은 곳이 그렇다. 이 책만 봐도 제주도 맛집이라고 하는 데는 온통 비싸기만 하고 제주도 특산물인 회나 말고기, 오분자기 뚝배기 따위를 파는 곳만 잔뜩 소개해줬다. 물론 이런 곳도 소개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만이 알고 있는 정말 맛있는 파스타집이 있을 수도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여자 친구를 따라 간 안동의 한 분식집에서 눈물이 날 만큼 맛있는 돈가스를 먹은 적이 있다. 특별한 여행지에서 나는 특별한 어떤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쩌면 여행은 우리의 자유를 더욱 얽메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이드북은 그 지역의 특산물 소개는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더불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주어 그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한다.

이쯤 되면 내가 왜 이 책을 별로라고 말하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들을 자깁기 해 놓은 책일 뿐이었다. 왠지 이 책 덕분에 앞으로 100배 즐기기 시리즈에 대해서는 그닥 좋지 않는 감정을 가지고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이드 북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여행 준비’와 ‘기타 도움이 되는 이야기’부분인데, 그 부분들은 실제로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부분 또한 이 책들은 다른 책들에서 다 본 듯한 말들만 잔뜩 써 놓았을 뿐이었다.

나는 정말로 실제 생활과 경험이 녹아 있는 진짜 ‘가이드 북’을 읽고 싶다. 마치 내가 여행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생생함 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짜 도움이 되는 정보와 아주 사소한 문제들까지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저자가 말해주는 것들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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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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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특유의 재치 있는 글 솜씨가 빛나는 유럽여행기. 이 책이 쓰여진 시기는 1994년인데, 그 덕분에 아무래도 책 속 유럽은 현재의 유럽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빌 브라이슨은 20대 초에 한 번 유럽을 다녀 온 경험이 있었는데, 그 경험이 너무 소중했다며 나이 먹은 후 다시 한 번 유럽을 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필력이 워낙 훌륭한 작가이기 때문에 그의 여행기는 아주 재미있게 읽힌다. 특유의 과장을 통한 유머와 함께 그가 가진 방대한 지식들은 그의 여행기를 ‘단순한 여행 속에 있던 외국인 친구 사귀기와 감상에 빠지기’ 수준을 벗어나게 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종류의 여행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어떠한 역사적 맥락 속에 그 도시(혹은 유적, 유물 따위)가 존재하며, 또 그 도시와 나라의 현재 상황 등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따금씩 무차별적으로 인종 혹은 민족, 국가를 비아냥거리며 공격하는 부분은 조금 읽기 불편했다. 뭐, 자신이 살고 있는 영국이나 자신의 조국인 미국 또한 그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나, 여행을 하다 겪은 난처한 일들을 생각하면 그런 서술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따금씩은 그가 단순한 불평꾼으로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지에서 이런 저런 불평을 쉬지 않고 해대는 여행자만큼 불편한 존재가 또 있을까. 그가 한국에 여행 온다면 아마 이런 저런 것들을 칭찬하다가도 아주 저속한 것들에 대해(이를테면, ‘사람들 사이에선 마늘냄새가 끊이지 않았다. 망할 김치맨들.’)이라는 식으로 빈정댈 것이다.

하지만 재밌는 것은 읽는 동안에는 그런 것들이 너무 싫어서 앞으로 이 사람의 여행기는 읽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지만, 다 읽은 지금은 다시 한 번 그의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그의 비판들에는 분명히 합당한 부분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 점들 때문에 그의 비판이 꼴보기 싫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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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 교수의 세상만사 유럽만사 - <먼나라 이웃나라> 유럽 완결 편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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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사(史)라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서양(유럽)의 역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관심 있던 세계사 또한 그 흐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역시 지금의 상황 때문일 것이다. 현대 사회는 철저하게 서양에 의해서 이루어져왔기 때문이다. 대항해시대 이후 세계는 유럽에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졌다.

물론 서양 중심의 세계사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서양사에 대한 분명한 인식 없이는 현대를 이해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은 서양 하면 자연스럽게 미국을 떠올리지만 적어도 그 뒤에 역사라는 말이 붙는다면 미국은 철저히 제외될 것이다. 그리고 남는 것이 바로 유럽이다. 그닥 넓지 않은 유럽이라는 땅덩어리에 수많은 나라들이 모여 있다 보니 그들의 역사는 치열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개의 ‘메이저’나라들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나라들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 책은 이원복 특유의 만화로 유럽의 역사를 나라별로 정리해 놓았다. 그러나 책 한권에 여러 나라의 역사를 담으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세밀해지기는 힘들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들은 산업혁명 이후 각 나라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독립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유럽 또한 제국주의 시대에 제대로 된 주권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몇 되지 않았다. 강대국 몇의 압제에 의해 병합되거나 찢겨진 나라들이 태반이었다. 특히 잘 알려진 동구권의 독립은 고작해야 20년 정도 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뭔가 부조리한 감정을 느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 때문이었다. 얼마 전 본 아트 슈피겔만의 ‘쥐’ 또한 그런 감정에 불을 당겼다. 현재 서양에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독일의 분명한 사과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 속에서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사건이었는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신대, 난징대학살 등 군국주의 일본이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한 행동들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그것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정신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가 어느덧 1000회를 넘었다고 한다. 정신대 할머니와 아유슈비츠 수용소 생존자가 만나서 울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그들 사이엔 완벽한 유대와 공감이 존재했다. 배움에는 힘이 있다. 제대로 과거를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를 바라봐야만 한다. 당분간 서양사 관련 책을 조금 더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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