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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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는데 꽤 힘들어서 시간이 좀 걸렸는데, 1권을 읽고 2권은 1권의 감상문을 쓸 새도 없이 금세 읽었다. 따라서 자세한 이야기는 2권의 감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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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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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동안 온다 리쿠의 작품을 계속 읽는다. 그리고 이 작품이야말로 온다 리쿠 특유의 스타일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일 거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그녀의 작품군은 그녀를 대표하는 것들은 아니다. 애초에 <밤의 피크닉>으로 온다 리쿠에 입문한 만큼 그녀가 주로 쓰는 미스테리/추리를 바탕에 ‘내세우는’ 쪽보다는 미스테리/추리 요소를 ‘지니고 있는’ 작품들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그녀의 작품들을 어느 두 부류로 분류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그녀를 대표하는 작품은 미스테리/추리다. 온다 리쿠의 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녀가 가진 최고의 강점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책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네 편의 중편들의 모음집이다. 앞의 세 편은 가상의 책을 사이에 둔 미스테리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독서를 좋아하는 한 회사원이, 독서 애호가인 회장의 독서 모임(이라고 칭해두자)에 초대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줄거리 자체도 무척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독서(를 한다는 행위)에 대한 온다 리쿠의 생각들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도서관에 갈 때마다 평생을 읽어도 책장 하나 분량의 책도 못 읽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절망의 감정을 느끼곤 하는데, 이와 같은 이야기가 책에 똑같이 등장했을 때는 무척이나 반가운 기분이었다. 물론 그 반가운 마음 이면에는 내 생각을 뺏긴 것 같은 찝찝함도 있었지만. 어쨌건 작가라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독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개념들을 실체화시키는 데 재주가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고, 마지막 이야기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쓰는 작가를 화자로 한 무척 실험적인 중편이었는데, 이 중편은 동시에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의 프롤로그라고 한다. 이 실험성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솔직히 그리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는데, 그러다보니 예전에 읽은 작가의 다른 책들이 생각났다. <밤의 피크닉>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 뒤로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봤는데, 도무지 취향에 맞지 않아 읽지 않았었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인데다가, 작품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해서 이 작가의 책을 몇 년간 읽지 않았었는데 마지막 중편을 읽다보니 다시 그 생각이 났다.

 

어쨌건 전체적으로는 즐겁게 읽었는데, 각각의 단편들이 각자의 흐름으로 흘러가긴 하지만 하나의 방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당분간 온다 리쿠의 책을 계속 읽어 볼 생각이긴 했는데, 마지막 중편을 읽는 순간이 좀 괴로웠기 때문에 우선은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을 빌려본 후 그녀의 책들을 더 읽을지 말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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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3 - 완결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송태욱 옮김, 차용구 감수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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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 2차 십자군의 진행 과정과 마무리에 이은 살라딘의 등장으로 끝났다면, 3권은 그 후의 십자군과 십자군이 끝난 후 중동 세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 1, 2차 십자군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1, 2권에 비해 분량이 방대해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350여 페이지였던 1, 2권과 다르게 이 책은 본문만(참고문헌, 연대표 제외) 550페이지 정도가 되는 많은 분량이다.  

 

특히 초반부에 살라딘과 사자심왕 리처드의 대결 부분-3차 십자군-이 정말 재미있는데, 역사적으로 이렇게 뛰어난 인물이었던 두 사람이 동시대에 다른 진영에서 나타나 맞붙는 다는 점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예전에 게임이나 간단한 세계사를 통해서 밖에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읽고 나니 십자군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다. 특히나 살라딘과 리처드는 숙명의 라이벌이었다기보다는 입장은 다르지만 마음이 잘 맞았던 지도자라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종교전쟁이었지만 단순히 종교가 다르단 이유로 치고 박으며 싸우는 게 아니라, 당시 여러 정황과 상황 속에서 행동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무척 인상 깊었다. 동시에 역사란 얼마나 절묘한가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나오는 4~8차 십자군 얘기도 흥미로웠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카노사의 굴욕-십자군 전쟁-아비뇽 유수로 단순히 십자군 전쟁이 실패해 교황이 약해졌다고 공식처럼 외우던 일들의 깊은 면을 봤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과정을 그렇게 단순화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4차 십자군 과정 속에서 일어난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저자가 이미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서 서술했기 때문에 생략한다고 하고 넘어갔는데,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다. 또한 중동 지방이 다시 이슬람 세력의 손에 들어오고, 셀주크 투르크가 등장한 후 비잔틴 제국이 멸망하는 등의 ‘십자군 전쟁 이후’의 상황도 너무 궁금하다. 이래서 역사관련 책을 계속 찾아보게 되나 보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속상했던 부분은 문장들 사이로 흘러내리던 민중들의 죽음이었다. 쉽게 한 두 문장으로 수천, 수만 명이 죽어나가는 인류의 역사를 읽다 보면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또 삶이란 얼마나 허망한지를 알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슬퍼진다. 그런 슬픈 마음으로 역사를 교훈삼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는데, 현대의 중동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를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과 논쟁이 오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것들을 말하기에는 그녀의 책을 충분히 본 것 같지는 않아서, 그 부분에 대해 어떠한 발언을 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책 말미에 첨부된 참고 문헌의 방대한 목록을 보면서는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를 보는 시각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한 명의 학자와 작가로서는 존경의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낼 다음 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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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게임 도코노 이야기 3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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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묘한 작가다. 이번 작품은 또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세계의 끝> 부분을 보는 것 같은 긴장감 넘치는 진행이 아주 좋았는데, 마지막의 결말이 조금 아쉬웠다. 결말까지 훌륭했다면 정말 재밌게 읽었다고 말하겠지만, 결말 때문에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는 표현을 쓴다.  

 

어쨌건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도코노’시리즈는 안 나왔다고 하는데, 앞으로 ‘도코노’ 시리즈의 집필을 위해 염원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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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책 도코노 이야기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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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세계는 너무도 심오하다. <독서실의 바다>를 읽고 온다 리쿠의 작품에 실증을 느꼈다가, <빛의 제국>을 보고 너무 큰 재미를 느껴 그녀의 책을 두 권(그것도 <빛의 제국>의 시리즈)빌렸는데, 그 첫 번째 책이 그냥 그렇다. 원래 한 작품에 빠지면 그 작가의 책을 최대한 찾아서 읽는 편인데, 온다 리쿠는 정말 예측 할 수가 없다. 그러고 보면 옛날에 <피크닉>을 처음 읽고 그녀의 책을 빌리고 사서 몇 권 봤는데, 그리 인상 깊은 작품은 없었다. 작품 개개별로 취향 차이가 심한 듯하다. 

 

이 작품은 <빛의 제국>으로 시작된 ‘도코노’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데, 배경을 19세기말~20세기 초의 일본으로 하고 있다. 아마 이 책에 깊이 빠지지 않았던 것은 그러한 배경 탓도 있는 것 같다. 역사를 생각했을 때 도무지 그때의 일본에 좋은 감정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된 <진격의 거인> 작가의 우익 발언 논란과 맞물려 작품과 작가를 개별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오간 것을 볼 수 있었다. 뭐 나야 <진격의 거인>자체가 그렇게까지 찬양 할 만큼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 조금만 읽다가 말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 자체의 재미 때문인지 무척 혼란스러워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나도 하루키의 우익적인 면이나 성격적인 면은 무척 싫어하지만 그의 책이 나올 때마다 찾아 읽는 열성 독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떤 작가의 행동이나 발언이 크게 거슬리면 그의 작품을 아예 읽지 않는 면도 있다.(공지영이라던가. 물론 그분은 작품도 그냥 그렇다는 면도 크지만.)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작가와 작품을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20세기 초 일본의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에서 ‘평화를 말하는 것’이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물론 그때의 일본이라 해도 모든 사람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일본은 군국주의에 빠진 정신병자 집단이었다고 냉정히 말하는 일본인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감정은 이성을 앞서기도 한다.  

 

작품 내적으로만 봐도 좋은 구절도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온다 리쿠의 장점 중 하나인 흥미로운 이야기에도 기복이 있어, 어떠한 작품에서는 그 기-승-전-결이 무척 깔끔하기도 한 반면, 어떤 작품에서는 ‘전-결’부분이 아쉬울 때도 많다. 어쨌건 이쯤 되면 한 권 더 빌린 ‘도코노’시리즈는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재미일지, 실망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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