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식탁 - 인물과 음식으로 읽는 식탁 위의 세계사 이야기
차이쯔 창 지음, 이화진 옮김 / 애플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흥미로운 제목의 책은 정말 이름 그대로의 책이다. 나폴레옹부터 히틀러, 호찌민까지 동서양을 막론한 33인의 다양한 정치인(역사적 유명인)들의 음식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정치인의 식탁>의 집필 동기는 사실 서문에 나오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you are what you eat :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 음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상징과 기호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에서 괜히 그 사람의 식습관 따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몇달 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노타이'에 '치맥'을 마셨다는 게 큰 화제가 되어 보도된 적이 있다. '치맥'은 곧 '격식을 벗어던진 편안한 자리'를 뜻했다. 실제로 그 자리의 분위기가 편했느냐는 솔직히 모르겠다.(대통령과는 어떤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이 먹었던 음식-'치맥'이라는 '상징'만큼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었다. 이번 정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었다고 본다.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 중 '오바마'대통령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러시아의 대통령 '메드베데프'가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단골 햄버거 가게에 '메드베데프'대통령을 데려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의 의미는 '무례'가 아닌 '친근'이었다. 그가 보낸 사인은 미국과 러시아는 이제 같이 햄버거를 먹을 정도로 친한 '친구'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음식을 통한 많은 상징을 보곤 한다. 소개팅을 마친 친구에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어디가서 뭐 먹었어?'일 것이다. 국밥을 먹는다고 레드라이트, 스테이크를 먹는다고 그린라이트는 아니겠지만, 그들이 그날 먹었던 음식은 여러모로 많은 상징을 내포한다. 

역사로 보면 어떨까? 역사상 최고의 폭군이자 살인마였던 히틀러가 채식주의자였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왜, 어떠한 이유에서 히틀러가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면 그가 왜 그러한 악마같은 행동을 했는지도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서의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중국인이지만,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례는 서양 역사상 중요한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세계사 자체가 서양사 중심으로 편성된다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데, 중국 저자의 책조차 서양 중심의 사례가 중심이 되니 이 책 또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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