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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신화 ㅣ 롤랑 바르트 전집 3
롤랑 바르트 지음, 이화여자대학교 기호학연구소 옮김 / 동문선 / 1997년 11월
평점 :
학창시설 소설론 시간에 무척 많이 들었던 롤랑 바르트이지만 내가 손수 그의 책을 찾아서 읽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번에도 물론 읽고 싶어서 찾아 읽은 것은 아니고 필요에 의해 읽게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솔직히 책을 펴고 첫 단락에 있던 ‘이 책은 두 가지로 그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른바 대중문화의 언어활동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비판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언어활동에 대한 최초의 기호학적 분석서이다.’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책을 바로 반납해버리고 싶은 강렬한 충동에 빠졌었다. 그리고 3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전부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은 내가 읽은 게 무엇이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고 글만 읽어 내려갔다. 너무나 읽기 힘들었고 벅찼다.
책은 제목 그대로 롤랑 바르트가 자신의 시선으로 현대의 여러 사건들을(영화 리뷰도 있고, 문학 비평도 있고, 사회에 대한 비평도 있다. 물론 이 책이 써진 당시-1950년대, 그리고 프랑스) 바라본 글의 모음이다. 각 글들은 짧은 것은 1~2장에서 긴 것은 4~5장이 될 정도로 짧은 것들인데, 아마 연재 형식으로 쓴 글은 모은 게 아닌가 싶다.(철저히 내 추측이다.) 그렇게 짧은 글들의 모음이면 가독률이 좋아야 하지만, 부끄럽지만 아는 게 없는 내 입장에선 어렵기만 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흥미로웠던 부분은 화성인에 대해 쓴 부분이었는데,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화성인(외계인)을 너무나 지구인적인 생각 속에서 상상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화성인(외계인)은 단지 비행 수단이 발전된 형태의 지구인일 뿐인 거다. 그것은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의 모습-눈이 크고, 털이 없고, 손가락이 긴-이 너무나 지구인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화성은 물론 우주의 다른 외계도 지구와 환경이 무척 다를 텐데도 우리 상상 속의 외계인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이 부분만큼은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이라 흥미로웠지만, 책의 나머지 345페이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할 지식이 없어, 밑천이 더 바닥나기 전에 감상문을 여기까지만 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