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열일곱 - 2007년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김종휘 지음, 한송이 그림 / 샨티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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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인 설명은 이렇다. 20대엔 '운동권'이었던 작가가 30대를 넘어서 대안학교의 선생이 되었다. 그리고 만난 제자들 15명의 이야기를 묶어 채긍로 내었다. 정확히 말하면 30명의 제자이지만 자세한 사연이 쓰여진 제자가 열 다섯, 간단히 소개만한 제자가 나머지 열 다섯. 후자의 제자들은 사연이 없던 게 아니라 사연을 알만큼 가까워지지 못해서 간단히 쓰고 넘어간단다. 확실히 부대 안에 있으면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5분만 넘게 이야기하면 당최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 어떻게 단순히 그냥 만난 모든 제자들의 이연이 이리도 제각각 개성넘칠까하고 궁금한 마음이 들다가 그것을 생각하곤 스스로 얻은 답에 스스로 납득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인생도, 개성없는 인간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면 그것은 더욱 명확해진다. 물론 대안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제도권 교육과 뭔가 맞지 않아서 온 것이니만큼 사연이 있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제도권 안에서 묵묵히 대학가기위해 공부하는 아이들을 범인으로 매도하기엔 우리 개개인의 삶의 가치는 너무도 크다. 오히려 그렇게 특별하고 특이하고 '뭔가 이루는'사람에 대한 가치의 고저라는 인식 자체가 제도권의 강요일 수 있다. 인간은 뭔가를 꼭 이뤄야만 하는 건 아니다. 이와 꼭 같다고 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는 같은 맥락의 여러 종류의 보편적 다수의 사회에서 튕겨져나온 열 다섯 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작가는 마음으로 쓴다. 쉽게 판단했던 그 아이들에 대해 사과하고, 고백하며, 끊임없이 묻는다. 내가 그 아이들의 제대로 봤는가. 내가 한 행동들이 옳았는가. 결과의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의 입장은 작가의 행동은 옳았다고 본다. 이토록 마음으로 쓴 글을 읽으면 더욱 그 생각에 확신의 무게가 실린다. 권말에 작가는 아이(혹은 제자)들을 대하는 방법이라 하며 몇 가지의 말들을 써 놓았는데, 그것은 실은 인간을 대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권말뿐아닌 책 전체에 걸쳐 이야기 되어진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지만 김종휘의 애정 듬뿍 담긴 제자자랑의 말들은 마음으로 쓴 탓인지 너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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