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 그린 2 - 완벽한 여름 방학 시공 청소년 문학
버네사 커티스 지음, 장미란 옮김 / 시공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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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 그린> 시리즈의 2권은 1권에 등장했던 젤라가 정서 장애를 가진 10대를 위한 치료 시설 '포레스트힐 하우스'에서 퇴소한 후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스포일러 잔뜩 있음) 


치료 시설에서 지내며 강박증은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젤라의 삶이 극적으로 나아지거나 바뀐 것은 아니었다. 젤라의 아빠는 여전히 알콜 중독과 싸우고 있으며, 옆집에 사는 최고의 조력자인 헤더는 동유럽으로 휴가를 떠나 자신의 곁에 있어주지 못한다.  

더불어 자신의 단짝 친구였던 프랜과는 영 어색한 사이이고, 포레스트 힐 하우스에서 도움을 준 친구이긴 하지만 함께 있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카로와 갑자기 함께 살게 된 상황도 난감하기만 하다. 이렇게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젤라의 강박증은 오히려 심해진다. 



<젤라 그린>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매끄러운 이야기의 진행이다. 이야기 속에 불필요한 소재나 요소, 사건들 없이 물 흐르듯 이야기가 진행되며 독자는 그 이야기에 쉽게 빠져든다. 플롯을 짜는 능력과 담백한 문장,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1권과 2권 모두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조금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너무 대책 없는 긍정에 빠져있는 점이 아쉽다. 1권에서도 그랬지만 앞쪽 95%에서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어려움을 느끼는 젤라의 삶이, 남은 5%에서 갑작스레 잘 풀리며 이야기가 끝나버린다. 다소 허무할 정도로 '모든 것은 잘 될거야 ^^'라고 얘기가 끝나는데, 당혹스러울 정도다.  

알다시피 우리의 진짜 인생은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어떠한 것(설렘, 판타지, 이상향 등)을 잘 자극하고 있는 재미있는 소설은 맞지만, 그들의 진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하이틴 이야기로 읽는 정도라면 나쁠 것 없지만, 그 이상으로 진지한 고민을 하기엔 깊이가 부족한 책이었다. 최근에 읽었던 <톰보이>(정말 좋았음)와는 여러모로 비교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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