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주세요 지원이와 병관이 2
고대영 지음, 김영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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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게는 경제관념이 없었다. 그저 엄마가 주시는 돈을 떨어질 때까지 썼고 부족하면 아빠에게 돈을 더 달라고 조르면 되었기에 돈을 아껴써야 한다는 생각이나 10대때 절하는 습관이나 저축 하는 습관을 갖지 못했다. 그것은 커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되어 고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때부터 내 아이에게는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부모가 되고 싶었다.

 

아직 결혼하지 않아 아이가 없어 내 경제관념 실험은 조카들과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행해진다.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는 보상과 칭찬으로 피드백 해주는 일이 효과가 높은 것같아 아이과 하는 일에 일정한 보상으로 용돈을 준다거나 선물을 사주는 것으로 강화를 주게 되는데 조카들도 처음에는 나에게 오지 않고 엄마에게 원하는 것을 졸라댔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을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꼭 하고 저금통을 가지고 내게로 온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땡그랑 동전과 함께 사탕도 하나 사준다.

 

아이들에게 많은 돈을 주는 부모님을 볼 때면 씁쓸한 것 보다 안타깝다. 예전에 학원에서 아이를 가르칠 때 용돈을 너무 과하게 받는 아이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1학년 임에도 아이의 부모님은 만원을 매일 주셨고 아이는 그 돈을 자랑하며 학원을 돌아다니고는 했다. 아이는 군것질과 장난감으로 행복해했지만 원하는 것을 손에 쉽게 넣은 아이는 공부나 다른 놀이에도 쉽게 포기했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용돈을 많이 주는 것도 좋지 않은 행동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용돈 주세요>는 용돈을 쉽게 받기만을 원하는 아이들이나 용돈을 받기 전의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은 책이다.

 

귀여운 그림의 주인공 병관이는 갖고 싶은 장난감을 사기 위해 용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용돈은 3학년 때부터 준다는 엄마의 말에 실망하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 노력을 하는 병관이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병관이는 엄마를 대신해서 청소기도 돌리고 빨래도 탁탁 털어서 널고 설거지까지 한다. 오늘 한 일을 정리해보며 병관이는 용돈을 계산해 본다. 청소하기 1000원, 빨래 널기 1000원, 설거지하기 1000원을 계산한 후에 병관이는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고 하지만 엄마는 "넌 엄마한테 밥값 줄 거야?" 라는 말씀에 입이 쏙~ 들어가고 만다. 실망과 함께 하루종일 용돈 벌기한 병관이는 피곤해서 스르륵 잠이 들고 꿈 속에서 엄마의 양육 청구서에 시달리는 악몽을 꾼다. 그동안 먹은 피자값이 얼마고 장난감 값이 얼만데 병관이는 이러다가 장난감은 커녕 엄마에게 갚을 빚만 늘어날 것 같아 속상하다. 병관이의 부모님은 기운이 없는 병관이에게 용돈을 주기로 결정한다. 야호! 소리를 치며 병관이는 앞으로도 심부름을 잘하겠단 약속을 한다.

 

용돈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집안일을 거들어야 한다는 발상이 좋았던 책이다. 또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아이들도 부모님이 길러주는 감사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병관이가 엄마가 키워 준 돈으로 인해 악몽을 꾸는 것이었다. (병관이게는 미안하지만.) 아이들은 부모님의 돈은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끔 하고는 한다. 부모님도 힘들게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을, 그 돈에 담긴 부모님의 노력과 땀을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용돈을 얻기 위한 병관이의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그려주어서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하나, 용돈에대한 구체적 설명을 부모님이 병관이에게 해주지 않는 것이다.

용돈이란 무엇인가도 모르고 병관이는 분명 용돈 달라고 말을 했을텐데 부모님은 그것을 병관이가 용돈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고 3학년 올라가면 준다는 말로 끝내고 만다. 왜 3학년이 올라가야 용돈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아이들은 모두 용돈이란 단어를 알지만 용돈이란 단어의 정확한 뜻과 개념은 알지 못한다. 병관이의 부모님이 용돈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자신의 용돈을 잘 관리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면 참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용돈과 함께 용돈 기입장을 선물해주는 모습도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둘, 아이가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설명되어 있지않다.

책의 내용대로라면 병관이는 앞으로 집에서 병관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용돈을 벌 것이다. 그런데 책에는 병관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지 않다. 분명 이 책을 본 아이는 용돈을 벌고 싶다며 할일을 찾을텐데 책에 나온 것은 설거지하기, 빨래 널기, 청소하기가 전부이다. 아이의 관점을 위해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주며 아이들에게 '아, 이 일은 나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갖게 해주면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책에는 병관이의 누나는 3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레 용돈을 받은 걸로 나와서 병관이가 일을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건 나이가 되면 자연스레 용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아 병관이와 누나가 함께 심부름 하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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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학
이청준 지음, 전갑배 그림 / 열림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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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恨) 많은 이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애달픔이 들어있다. 그 목소리는 빛을 내는 것이 목적이 아닌 듯한 작은 불빛 하나에 의지해서 듣는 다면 이런 기분일까? 세상에 한이 없는 사람이 어딨냐며 한을 속으로 삭히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러할까?

 

<천년학>을 읽으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스산한 가을바람 속에서 듣는 기분이었다. 노을 지는 언덕 밑으로는 파도가 물결치고 조용히 이야기를 하던 중년의 남자가 떠나고 나면 그 자리에 단아한 여자가 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것이 아닌 듯 내게 들려주다 조용히 일어나 소리를 할 것이다. 그저 나는 남자가 떠날 때까지 이야기를 들으며 노을을 보고 여자가 구슬픈 남도소리를 마칠 때까지 손하나 까딱 못하며 그녀의 소리가 내 속으로 들어와 흔들어 놓아도 그저 듣고 또 듣고 할 뿐이다.

 

<천년학>은 이청준의  <남도사람> 연작소설 세 작품 <서편제> <소리의 빛> <선학동 나그네>를 담고 있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 임권택 감독의 <천녁학>은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띠지에는 임권택 감독의 이야기가 적혀있다. 이 띠지로 인해 이 책은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겠지만 띠지가 없다하더라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연작소설이니 주이공들의 삶은 얇은 인연의 끈으로 계속해서 이어진다. 보일듯 보이지 않을 정도의 희미함, 들릴 듯 들리지 않을 정도의 고요함으로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닿고있다.

 

한 남자가 전라도 보성읍 박의 한적한 길목 주막을 찾아왔다. 주막집 여자와 그 남자의 이야기 속에 남자의 과거가 회상된다. 내 삶이 아니라는 듯,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는 듯 말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말에서 더욱 긴장이 되고 안달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남자는 어릴 적 홀 어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어머니가 소리꾼의 아이를 낳다가 죽자 소리꾼과 함께 떠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그의 여동생과 함께. 남자는 어미를 죽인 소리꾼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뜨겁게 이글거리는 햇덩이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그 뜨거움은 남자에게 살의를 일으킨다. 다행히 <이방인>의 뫼르소처럼 '태양때문'이라는 이유로 살인을 하지 않고 남자는 소리꾼과 여동생을 두고 도망친다.

 

떠난 후에도 떠난 것이 아님을.

사람의 인연이 그리 쉽게 끊기지 않음을 남자와 여동생은 알고 있었을까? 알았다면 떠나지 않았을까? 그가 떠나지 않았다면 여자의 아비는 그녀의 눈에 청각수를 넣어 눈을 멀게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녀의 소리는 지금처럼 한이 깊지 않았을까? 의붓아비는 아들이 자신에게 살의를 느낌을 알면서 일부러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는데 그가 아비를 죽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 생각의 꼬리들은 부질 없는 것이다. 그녀와 남자의 초연한 목소리에는 용서가 담겨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용서. 용서 했기에 원한은 한이 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한이라는 것이 그렇게 심어주려 해서 심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닌 걸세. 사람의 한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누구한테 받아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살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긴긴 세월 동안 먼지처럼 쌓여 생긴느 것이라네. 어떤 사람들한텐 사는 것이 한을 쌓는 일이고 한을 쌓는 것이 사는 것이 되듯이 말이네......."

 

(중략)

 

"... 그 여인이 제 아비를 용서한 것은 다행한 일이었을지 모르는 노릇이지. 아비를 위해서도 그렇고 그 여자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여자가 제 아비를 용서하지 못했다면 그건 바로 원한이지 소리를 위한 한은 될 수 없었을 거 아닌가. 아비를 용서했길래 그 여자에겐 비로소 한이 더욱 깊었을 것이고......"

 

얇고 가벼운 책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후다닥 읽어버렸다. 하지만 다 읽고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방에 넣은 책의 무게가 점점 더 무거워진다. 눈은 길을 쫓고 있는데 생각은 가방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집에 와서 가방을 여는 순간 생각들은 한마리 학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일까? 선학동의 학이 된 그녀일까? 이청준의 책은 읽고 난 후 한동안 독자에게 그를 잊지 못하게 하고,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신 앓게 한다. 그것이 싫지 않다. 

 

이 책을 보고 난 후 <서편제> DVD를 구해왔다. TV에서 서편제를 간간히 보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이 없었고 책을 읽고나니 여자의 남도소리가 듣고 싶어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 다음주에는 혼자서라도 조조로 <천년학>을 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아직은 서편제도 천년학도 보지 않았지만 영화를 본 후에 이 책을 한번 더 손에 잡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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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만났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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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기여우가 아기곰 집에 갔어요. 함께 놀려고 말이지요. 그런데 왠일인지 아기곰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아기토끼네 집에 갔지만 아기토끼도 없었어요. 둘이 같이 놀러나갔을까? 생각하며 아기 여우는 아기토끼와 아기곰을 찾으러 돌아다녔어요. 예전에 노란 양동이를 숨겨놓은 냇가에도 가보고 종이 비행기를 날리던 들판에도 가보았지만 보이지 않았어요.

 

"얘-들아!" 하고 불러도 아무도 없었어요. 바람만 살랑살랑 대고 있었어요. 문득 아기여우는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오늘도 같이 놀기로 했는데 혼자만 남았으니까요. 심심한 아기여우는 이리저리 돌아다녔답니다. 그러다보니 흔들다리까지 왔어요!!!

 
아기여우가 예전에 절반까지 건넌 적이 있는 기다란 흔들다리 였어요. 아기여우는 흔들다리 건너편에 여자 아기여우가 산다는 말에 매일 아침 한 계단씩 건너기를 연습했어요. 중간까지 건널 수 있었던 어느 날 아기곰과 아기토끼한테 들켜서 그만 두었답니다. 친구들이 걱정하는 것은 싫었거든요.
 
아기여우는 흔들다리를 건너기로 했어요.
"나, 흔들다리 건넌다. 흔들흔들 건넌다!" 라고 말하면서요. 딱 한 가운데에 왔을때 아기여우는 고민했어요.  다시 돌아갈까? 하지만 여자 기여우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기여우가 고민할 때 다리 밑으로 빨간 단풍잎이 떠내려 갔어요. 우와, 예전에 왔을 때는 봄이 였는데, 벌써 가을이 왔어요. 여자 아기여우도 그만큼 자랐겠죠? 아기여우는 다리를 건너기로 했어요. 예쁜 단풍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으니까요. 괜찮다고는 했지만 아기여우는 흔들다리를 건너는 내내 말했답니다.
"만난다!..만나!...만난다!...만나!"
 
"건넜다!"
신이 난 아기여우는 조그만 돌멩이를 주워 땅바닥에다 '여우 이여돌'이라고 자기 이름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새기듯 썼어요. 나무에 앉아 하품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기여우는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아기여우가 눈을 뜬 것은 한참이나 지나서였어요.
아기여우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조금 전에 아기여우가 쓴 글씨 옆에 나란히 '여우 이여순'이라고 씌어 있었거든요. 아기여우가 두리번 거리자 여순이가 나왔어요.
 
여순이와 여돌이는 방긋 웃었답니다. 마주 서니 키도 비슷했어요.
여돌이는 돌멩이로 이름을 썼고 여순이는 나뭇가지로 이름을 썼다며 서로 교환했어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돌이가 너무 늦게 와서 이제 그만 가봐야 했어요.
"나, 이제 돌아가야 돼."
그 말이 왜이리 슬프게 들릴까요?
"내가 또 올게. 언제 또 놀자!" -여돌
"다음에는 좀더 일찍 와!"-여순


 

 
여돌이가 흔들다리를 건널 때까지 여순이는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여돌이는 여순이가 준 나뭇가지로 하늘에 여순이 이름을 썼답니다. 꼭 다시 와야지!라고 속으로 말하면서요.
 
<마침내 다 건너와서는 건너편 기슭을 향해,
"안녕!"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외쳤어요.  자기가 "안녕!" 하고 외친 말과 여자 아기여우가 외친 "안녕!"이란 말이 다리 한가운데서 만나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돌이와 여순이가 만났어요!
<흔들흔들 흔들다리>를 읽고 난 후 꽤 이 책이 보고 싶었음에도 참고 참았다. 아기여우 시리즈 4권 중 한권만이라도 남겨두고 싶었다. 천천히 기대하며 보고 싶었기에...하지만 우울한 봄날 아기여우만큼 활력제가 없을 것이기에 귀여운 아기여우를 만났다.
 
흔들다리 건너는 연습을 하던 아기여우와 헤어진 후로 아기여우는 가을을 맞이했고 나는 봄을 맞이했다. 그만큼의 시간동안 아기여우는 홀로 흔들다리를 건널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무얼 건널 수 있게 된걸까?
 
아기여우의 예쁜 마음을 읽고 하늘을 한참이나 올려다 보았다. 아련히 메아리 치는 소리 "안녕!" 나도 나즈막히 말해본다. "안녕!" 이라고. 우리가 말한 "안녕!"은 중간에서 만나 바람소리를 냈겠지!
 
아기여우를 만나는 날은 하루종일 설레인다. 오늘밤은 흔들다리를 건너는 아기여우와 그 아기여우를 기다리는 여자 아기여우의 꿈을 꿀 것 같다. 아기여우의 귀여운 꼬리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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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부엉이 난 책읽기가 좋아
아놀드 로벨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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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참 소중한 친구가 있답니다.그 친구를 알게 된 건 소중한 다른 친구를 통해서였어요. 지금은 그 소중한 친구만큼 제게는 이 친구가 소중해졌답니다. 여러분께 제 소중한 친구 귀여운 올빼미를 소개 시켜 드릴게요.

귀여운 올빼미씨는 정말 올빼미죠. 올빼미씨는 혼자서 살고 있답니다. 다 큰 올빼미니까요. 하지만 제가 올빼미씨를 좋아하는 건 그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처럼 순수하고 너무 예뻐서예요. 올빼미씨가 뭐가 그리 순수하고 예쁜 마음을 가졌냐구요? 그럼 올빼미씨의 일상을 이야기 해드릴게요. 그럼 여러분도 올빼미씨를 귀여운 올빼미씨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거예요. (제가 아는 이야기는 다섯가지인데 여러분께는 세가지만 살짝 알려드릴게요. 다 알면 재미없잖아요.)

 

<손님>

추운 겨울이 찾아왔어요. 올빼미씨는 추운 겨울이어도 따뜻한 난로가 있기에 행복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답니다. 올빼미씨가 저녁 밥으로 버터 바른  토스트와 따뜻한 콩수프를 먹을려던 참이었어요. 그때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렸어요. 올빼미씨는 "누구세요?" 라고 말했지만 답이 없었답니다. 또 다시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요. 문을 열자 눈하고 바람만이 있었어요. 올빼미는 말했답니다.

 
“늙고 가엾은 겨울이 문을 두드렸구나. 겨울이 난로 옆에 앉고 싶은 모양이야. 좋아, 난 친절하니까 겨울을 들어오게 해야겠다.”
 
올빼미씨는 겨울씨를 들어오게 했어요. 착한 올빼미씨니까요. 하지만 겨울씨는 착하지 않았답니다. 온 집안을 헤집으며 돌아다녔어요. 겨울씨가 지나간 자리에는 눈이 쌓이고 얼어붙었답니다. 올빼미씨는 할 수 없이 겨울씨에게 얼른 나가라고 말했답니다. 그래도 인사는 잊지 않았죠.
 
“잘 가요. 다시는 오지 말아요!”


 <눈물차>
눈물차를 드셔 본 적 있나요? 올빼미씨는 가끔 눈물차를 마신답니다. 말 그대로 눈물차를요. 올빼미씨가 눈물차를 마시는 날이면 찬장에서 주전자를 꺼내고 의자에 앉아 무릎에 주전자를 둔답니다.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해요. 슬픈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일이죠.

 

"다리 부러진 의자들" 올빼미씨 눈에 눈물이 가득 찼어요.

"부를 수 없는 노래들" "노래말을 잊고 말았거든." 커다란 눈물 방울이 주전자 속으로 한 방울 두 방울 굴러 떨어졌지요.

"난로 뒤에 떨어져서 그 뒤로 다시 못 본 숟갈들"

"읽을 수 없는 책들." "책에서 몇 장이 찢어졌거든."

"멈춘 시계들." "가까이에 태엽을 감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

"모두들 잠을 자는 바람에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들." 올빼미는 흐느꼈어요.

 

올빼미씨는 슬픈 생각을 계속해서 하고 또 했어요. 주전자가 눈물로 가득 찰 땔까지. 올빼미씨가 울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만 저도 울고 싶었답니다. 

 

"자, 이제 됐구나."

올빼미씨는 울음을 그쳤어요. 그리고 주전자를 난로 위에 놓고 끓였어요.컵에 차를 따랐을 때 올빼미는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요.

 

"차 맛이 좀 짭조름한걸. 하지만 눈물 차는 언제나 최고란 말이야." 

 

 
<올빼미와 달>
 
올빼미씨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밤에 산책을 나가는 일이랍니다. 그날 밤도 올빼미씨는 바닷가로 나갔어요. 올빼미씨는 커다란 바위에 앉아 바닷물결을 바라보았어요. 사방이 어두워지고 바다 저 끝에서 달이 살그머니 떠올랐어요. 올빼미씨가 달을 지켜볼 수록 달은 더 높이 하늘로 올라갔죠. 올빼미씨는 바위에 앉아 한참 동안이나 달을 올려다 보며 행복했어요.
 
“달아, 내가 너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너도 꼭 나를 돌아다보아야 해. 우리는 아주 친한 친구잖아!” 달이 대답이 없어도 올빼미는 말했어요.
 
“달아, 내가 다시 와서 너를 꼭 볼게. 지금은 집에 가야겠어.” 올빼미씨 집으로 갔어요. 올빼미씨는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달이 바로 거기에 있었어요. 올빼미씨를 따라오고 있었던 거예요.
 
“아냐, 아냐, 달아. 내 길을 밝혀 주다니 참 친절하기도 하지. 하지만 바다 위에 떠 있는 게 아주 멋지게 보인단다.” 하지만 달은 가지 않았어요.
 
“사랑스러운 달아. 넌 나를 따라오면 안 돼. 우리 집은 작거든. 넌 우리 집 문에 안 맞을 거야. 그리고 저녁밥으로 네게 줄 게 없단다.” 그래도 달은 가지 않았지요. 다들 아시죠? 달이 얼마나 고집쟁이인지. 아주 착한 고집쟁이지요. 결국 달은 올빼미씨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답니다. 올빼미는 달에게 정말 안녕을 고했지요. 달은 올빼미씨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구름으로 쏙 들어가버렸어요.
 
“친구에게 안녕이라고 하는 건 언제나 슬픈 일이야!”
 
집으로 들어온 올빼미씨는 슬펐어요. 올빼미씨가 잠옷으로 갈아입고 자려할 때였어요.갑자기 올빼미의 침실에 환한 빛이 가득 찼어요.  달이 구름 밖으로 나와 있었어요.
 
“달아, 내가 집에 오는 동안 내내 나를 따라왔구나. 달은 정말로 착하고 둥근 친구야!”
 
 
#귀여운 올빼미씨를 만나고
이 책을 만나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건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른의 동심을 깨우기 위한 책인 것 같았다. 귀엽고 엉뚱한 올빼미씨를 만날 때면 가슴에 따뜻함이 차오르는 것 같다. 침대와 가까이 두고 잠이 오지 않을 때나 기분이 우울할 때면 이 책을 꺼내 읽게 된다.
 
눈물차를 마시는 올빼미씨는 어른도 감정을 드러내며 울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슬픈 건 슬프게 생각해서 눈물로 흘러 나오게 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올빼미씨는 감정을 참기만 하는 어른들에게 좋은 방법으로 눈물을 흘리는 법을 알려준다. 눈물차를 마시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은 분명 슬프고 아픈 일이 되겠지만 그 차를 마시는 순간 가슴에 따뜻한 행복이 차오르는 것은 눈물차가 주는 선물일 것이다.
 
겨울씨가 추운 밖에서 떨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올빼미씨는 겨울을 방으로 들이지만 겨울씨와 올빼미씨는 함께 있기에는 너무 먼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적당한 거리에서 지켜봐야 좋은 친구도 있는 법이니까.
 
책 속 올빼미씨의 행동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자신의 발을 덮은 이불을 보고 혹이라며 무섭다고 하질 않나, 아랫층과 위층에 함께 있고 재빨리 계단 달리기를 하다 포기하고 계단 중간에서 자는 올빼미씨는 정말 귀엽다.
 
마음이 너무 예쁜 올빼미씨를 만난 아이와 어른이라면 올빼미씨와 친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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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이야기 비룡소 걸작선 29
미하엘 엔데 지음, 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 허수경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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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물해 준 사람은 툭툭 털며 음표들이 우르르 떨어질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날은 꽉 쥐어짜면 눈물이 한가득 흘러내릴 것도 같고 바람이 좋은 날 입김을 후~하고 불면 푸른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 같다. 할 수만 있다면 마법 가루를 구해서 이상한 나라로 보내주고 싶은 사람, 이 곳의 탁한 공기와 차가움에 금세 얼어붙고 마는 사람, 상처를 받으면 구석진 곳에서 혼자 훌쩍이다가 밖으로 나와 빨간 눈으로 화이팅을 외칠 사람이다. 내게 이 책을 준 그녀의 마음을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책을 읽기도 전에 다짐하고 만다.
 
유독 집에서는 책 읽기를 하지 못하는 나였기에 이 책과의 만남에 그만 얼어붙고 말았다. 700 페이지 정도되는 책의 두께는 밖에 나가서는 읽지 못하겠단 결론을 내리게 했고 잠들기 전 50 페이지 정도를 읽고 자야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게 했다. 4월 중순이니 4월 말이면 다 읽겠지라고 행복하던 내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책은 3일 동안  4시간만 자게 만들었고 3일동안 빨간 눈동자를 만들어 줘서 친구들의 걱정을 받아야 했다. 할 일이 없었다면 낮에 가야할 곳이 없었다면 하루만에 책 폐인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매력은 끝이 없다.
알면 알수록 점점 더 매력적인 작가가 있다. 미하엘 엔데가 내게는 그렇다. 동화는 거기서 거기라는 내 생각을 뒤집어 준 작가도 미하엘 엔데였다. 미하엘 엔데는 말한다. 동화 속 세상은 동화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마법의 세계, 환상의 세계는 우리와 아주 가까이 있다고. 그 세계로 가는 문의 열쇠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다. 그 곳에 가려면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며(이건 아이들이 더 잘하는 일이다.) 자신의 내면을 모른체하면 절대 안된다. 또한 절대 의심하면 안된다. 의심하는 순간 환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은 모습을 감춘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 중 읽은 것은 몇 개 되지 않지만 이 책은 엔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두 들어있다.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들, 환상세계로 갈 수 있는 열쇠가 책 속에 있다. 그걸 얻는자, 환상의 세계로, 끝없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책의 주인공은 당신!!
학교에서 왕따인 바스티안은 그 날도 친구들을 피해 고서점으로 도망쳤다. 그 곳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착하기만 바스티안은 학교도 집에서도 슬프다. 통통한 몸매를 놀리는 친구들도 싫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넋이 나간 듯한 아빠를 볼 때도 슬픔이 몰려온다. 그래서 였을까? 바스티안은 서점 주인 아저씨가 전화를 받는 순간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책 한권을 훔쳐서 나온다. 그 책의 제목은 <끝없는 이야기>이다. 처음으로 도둑질을 했다는 두려움에 바스티안은 학교에서 자신만의 비밀공간에 들어가서 숨기로 결정한다. 그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나오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바스티안이 훔친 책 <끝없는 이야기>는 바스티안을 흥분시켰다. 책과 상상을 좋아하는 바스티안은 결코 끝나지 않는 이야기, 모든 책 중의 책!을 원했었다. 이제 그 책을 손에 넣은 순간 바스티안은 상상할 수 없는 환상 세계로 모험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바스티안의 시선과 책 속 내용이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바스티안을 통해 읽는 독자는 마치 내가 바스티안이 된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판타지라고 불러야 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판타지 소설을 신나게 즐기기 위해서는 주인공과의 동일시가 꼭 필요하다. 이 책이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바스티안과 나를 동일시 하게 되었고 함께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캄캄한 밤에 끝없는 이야기의 무대인 환상 세계는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했고 바스티안과 나는 두근거림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신기하게도 배고픔은 느꼈다.)
 
#환상 세계의 아름다움과 모험은 끝이 없다.
끝없는 이야기의 무대인 환상 세계는 아름답다는 말로도 부족하고 신기하다는 말로는 훨씬 부족한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순수함이 간직되고 서로 다른 인종들끼리 싸움보다는 이해를 해주는 것이 당연한 곳, 환상 세계는 위험에 처해있다.
 
환상 세계를 만든 어린 사제는 현실 세계에서 인간이 지어주는 이름을 가져야만 환상 세계를 구할 수 있다. 그 임무를 위해 아트레유라는 귀엽고 당찬 소년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용 푸후르가 모험의 시작을 알린다. 바스티안은 책 밖에서 아트레유를 부러워하고 그 모험에 동참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정작 기회가 왔을 때는 뒷걸음 치고 만다. 망설임, 그건 바스티안만이 아닐 것이다. 정열에 온 몸을 던지는 것, 그것을 미하엘 엔데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다. 망설임을 이기고 온 몸을 내던질 수 있는 자만이 환상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겁내지 않고 환상 세계로 들어가는 일뿐!
 
바스티안과 내가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용기까지 끌어냈을 때 미하엘 엔데는 우리를 환상 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그것이 모험의 끝이라 여겼던 내게 책은 절반이상이 남아있었기에 황당한 내게 모험은 끝없이 이어지는 것임을 알려주었다. 안타까운 모험, 신나는 모험, 신비로운 모험을 끝없이 하게 되면서 이미 나는 푸후르에 등에 제일 먼저 올라타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도 모험은 계속 된다.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책을 덮고도 인정할 수 없다. 이 책이 끝났다는 것을. 미하엘 엔데는 내내 내게 그렇게 말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또 하자고. 그렇게 약속 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이 책이 끝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새벽이 밝아올 무렵 혼자 분개하다가 진정하고 이불에 눕자 하나씩 이야기들이 정리된다. 바스티안의 모험이 끝나고 환상 세계가 무사하다고 해도 환상 세계는 언젠가 어린 여제는 이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 순간 현실 세계의 누군가는 다시 환상 세계로 가야한다. 내가 될 수도 있고, 바스티안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가야하므로. 그래서 우리는 이 끝없는 이야기를 읽고 들려줘야 한다. 환상 세계를 잊지 못하도록!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는 떨어져 있지 않다. 현실 세계의 사람들이 조금만 더 동심을 잃지 않고 망설이지 않고 빠져들 자신이 있다면 환상 세계를 경험한 이는 더 많을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환상 세계는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내가 읽어 본 판타지 중에 최고의 이야기였다. 아이들에게 쉽게 읽힐 듯한데 아무래도 너무 두껍게 나와 아이들이 손을 뻗치지 않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 읽을수록 빛을 발할 책임이 틀림없다.
 
#책 속의 최고의 구절
<그러나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이니 다음 기회에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끝없는 이야기는 절대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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