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를 만났어
모리야마 미야코 글, 쓰치다 요시하루 그림, 양선하 옮김 / 현암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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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기여우가 아기곰 집에 갔어요. 함께 놀려고 말이지요. 그런데 왠일인지 아기곰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아기토끼네 집에 갔지만 아기토끼도 없었어요. 둘이 같이 놀러나갔을까? 생각하며 아기 여우는 아기토끼와 아기곰을 찾으러 돌아다녔어요. 예전에 노란 양동이를 숨겨놓은 냇가에도 가보고 종이 비행기를 날리던 들판에도 가보았지만 보이지 않았어요.

 

"얘-들아!" 하고 불러도 아무도 없었어요. 바람만 살랑살랑 대고 있었어요. 문득 아기여우는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오늘도 같이 놀기로 했는데 혼자만 남았으니까요. 심심한 아기여우는 이리저리 돌아다녔답니다. 그러다보니 흔들다리까지 왔어요!!!

 
아기여우가 예전에 절반까지 건넌 적이 있는 기다란 흔들다리 였어요. 아기여우는 흔들다리 건너편에 여자 아기여우가 산다는 말에 매일 아침 한 계단씩 건너기를 연습했어요. 중간까지 건널 수 있었던 어느 날 아기곰과 아기토끼한테 들켜서 그만 두었답니다. 친구들이 걱정하는 것은 싫었거든요.
 
아기여우는 흔들다리를 건너기로 했어요.
"나, 흔들다리 건넌다. 흔들흔들 건넌다!" 라고 말하면서요. 딱 한 가운데에 왔을때 아기여우는 고민했어요.  다시 돌아갈까? 하지만 여자 기여우가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기여우가 고민할 때 다리 밑으로 빨간 단풍잎이 떠내려 갔어요. 우와, 예전에 왔을 때는 봄이 였는데, 벌써 가을이 왔어요. 여자 아기여우도 그만큼 자랐겠죠? 아기여우는 다리를 건너기로 했어요. 예쁜 단풍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괜찮으니까요. 괜찮다고는 했지만 아기여우는 흔들다리를 건너는 내내 말했답니다.
"만난다!..만나!...만난다!...만나!"
 
"건넜다!"
신이 난 아기여우는 조그만 돌멩이를 주워 땅바닥에다 '여우 이여돌'이라고 자기 이름을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새기듯 썼어요. 나무에 앉아 하품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기여우는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아기여우가 눈을 뜬 것은 한참이나 지나서였어요.
아기여우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조금 전에 아기여우가 쓴 글씨 옆에 나란히 '여우 이여순'이라고 씌어 있었거든요. 아기여우가 두리번 거리자 여순이가 나왔어요.
 
여순이와 여돌이는 방긋 웃었답니다. 마주 서니 키도 비슷했어요.
여돌이는 돌멩이로 이름을 썼고 여순이는 나뭇가지로 이름을 썼다며 서로 교환했어요.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돌이가 너무 늦게 와서 이제 그만 가봐야 했어요.
"나, 이제 돌아가야 돼."
그 말이 왜이리 슬프게 들릴까요?
"내가 또 올게. 언제 또 놀자!" -여돌
"다음에는 좀더 일찍 와!"-여순


 

 
여돌이가 흔들다리를 건널 때까지 여순이는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여돌이는 여순이가 준 나뭇가지로 하늘에 여순이 이름을 썼답니다. 꼭 다시 와야지!라고 속으로 말하면서요.
 
<마침내 다 건너와서는 건너편 기슭을 향해,
"안녕!"
하고 있는 힘을 다해 외쳤어요.  자기가 "안녕!" 하고 외친 말과 여자 아기여우가 외친 "안녕!"이란 말이 다리 한가운데서 만나 스쳐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돌이와 여순이가 만났어요!
<흔들흔들 흔들다리>를 읽고 난 후 꽤 이 책이 보고 싶었음에도 참고 참았다. 아기여우 시리즈 4권 중 한권만이라도 남겨두고 싶었다. 천천히 기대하며 보고 싶었기에...하지만 우울한 봄날 아기여우만큼 활력제가 없을 것이기에 귀여운 아기여우를 만났다.
 
흔들다리 건너는 연습을 하던 아기여우와 헤어진 후로 아기여우는 가을을 맞이했고 나는 봄을 맞이했다. 그만큼의 시간동안 아기여우는 홀로 흔들다리를 건널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무얼 건널 수 있게 된걸까?
 
아기여우의 예쁜 마음을 읽고 하늘을 한참이나 올려다 보았다. 아련히 메아리 치는 소리 "안녕!" 나도 나즈막히 말해본다. "안녕!" 이라고. 우리가 말한 "안녕!"은 중간에서 만나 바람소리를 냈겠지!
 
아기여우를 만나는 날은 하루종일 설레인다. 오늘밤은 흔들다리를 건너는 아기여우와 그 아기여우를 기다리는 여자 아기여우의 꿈을 꿀 것 같다. 아기여우의 귀여운 꼬리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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