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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40일 간의 낮과 밤 - 에베레스트.안나푸르나 트레킹 입문
김홍성.정명경 지음 / 세상의아침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10년 가까이 히말라야를 돌아다닌 부분, 카트만두에서 '소풍'이라는 식당도 했던 부부가 한국에 돌아와 두 달 뒤에 부인이 간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되고 일 년쯤 뒤에 세상을 떠난다.
천상병 시인이 말한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처럼, 정말 소풍 온 것처럼 살다 세상을 떠난 것이다.
히말라야 여행기를 찾다, 부부가 떠난, 음, 그나마 험하지 않은 곳이면서, 네팔에 꽤 오래 산 사람들이 쓴 여행기라 고른 책이다. 남편이 쓴 후기를 눈물 그렁그렁해져서 읽고 샀는데, 막상 내용은 차분히 못 보다가 요새 '산'과 '신들의 봉우리' 같은 산악만화에 꽂혀있어서 그김에 쭉 읽었다. 40일간의 여행을 3시간만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트레킹 이야기는 담담한 편. 정보가 그리 많지도, 감상에 푹 빠지지도 않았지만, 남편이 쓴 쿰부 순례(에베레스타), 아내가 쓴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이 두 사람의 성격 차이도 조금 보이면서 심심하니 괜찮았다.
그러고보니 책이 나온 게 2006년. 지금은 훨씬 화려한 사진들로 가득찬 책들이 많겠지만....중간에 강찬모 화가의 그림도 좋았다.
음, 나도 인도여행을 간 22살 때부터 계속 히말라야를 꿈꾸고 있다. 베이스캠프 트레킹이야 하겠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못할 것은 없지만, 좀더 내 안의 내공이 쌓이고, 정말 절실해졌을 때 떠나고 싶어서 아껴두고 있다.
얼마 전에 처음으로 겨울산을 올랐다. 1600미터도 안되는 태백산이지만, 겨울산은 정말 한 걸음 한 걸음 정성껏 내딛어야 했다. 힘들긴 했지만, 신랑과 천천히 발 맞춰 걷는 산행이 참 좋았다. 예전에는 히말라야든 어디든 기본을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요샌 좋은 사람과 함께 떠나고 싶다. 그리고 같이 가고 싶은 사람 첫번째는 신랑이다.
이번에는 산행보다 그런 짝꿍을 떠나보낸 마음에 대해 더 절절하게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 하지만 부인의 말처럼,,,,'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 거니까'
그 인생과 산도 닮았다.